▶ 신분.언어 등 문제, 시 운영 셸터 엄두 못내
한인 노숙자 위한 셸터는 3곳뿐
그나마 정식 허가받은 곳은 한 곳도 없어
재활희망 뒷받침해 줄 체계적 시스템 필요
한인사회에 증가하고 있는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주변 한인들의 따듯한 관심과 더불어 체계적인 시스템 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노숙자 봉사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노숙자가 된 한인들에게는 직업 교육을 통한 재취업 기회가 마련돼야 하며, 도박이나 마약,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거리로 나선 노숙자들에겐 재활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치료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에서는 노숙자 셸터를 운영하며 직업 교육과 재활 프로그램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한인 노숙자들에게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다.
이들 대부분 신분과 언어, 문화 충격 등으로 시에서 운영하는 셸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 불황으로 노숙자 신세가 된 한인 K모(60)씨도 노숙생활 3개월 만에 시에서 운영하는 셸터에 들어갔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거리로 나와야만 했다. K씨는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이미 셸터를 차지한 노숙자 선배들의 견제가 심해 견딜 수가 없었다”며 “춥고 자리도 좁지만 차라리 마음 편하게 혼자 버스에서 새우잠을 자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 노숙자들이 시 운영 셸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받아주고 도와줄 한인 단체 또한 드물다. 뉴욕시에 한인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구호활동 및 셸터 제공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관은 만국교회와 뉴욕 나눔의 집, 희망의 집 등 3곳 정도다.이들 셸터들도 임시로 교회 사무실을 개조하거나 아파트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노숙자들의 숙식을 제공하고 편안하게 이들의 재활과 치료를 함께 도와줄 수 있는 정식 셸터는 아직 한인사회에 없다.
만국교회의 김희복 목사는 “셸터 부족으로 충분히 재기와 재활이 가능한 노숙자분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나갈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하지만 최근 신문을 통해 한인 노숙자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며 만국교회, 퀸즈한인회, 한인긴급구호기금위원회로 구성된 한인노숙자대책위원회가 발족 되는 등<본보 11월26일자 A3면 등> 많은 한인 단체들이 셸터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내달 4일 오후 6시 만국교회(26-25 123rd st)에서 뉴욕한국일보의 후원으로 열리는 한인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의 콘서트에도 한인들의 문의가 계속이어 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노숙자 자신의 자각과 재기 의지라고 노숙자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희망의 집의 김베드로 전도사는 “경험상 재기 의지가 없는 중독 노숙자들을 돕는 것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한인 노숙자들 스스로가 철저한 재활과 자기 관리를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노숙자 생활을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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