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가정폭력 예방의 달’ 특집 기획
▶ 가정폭력 상담건수의 18%...매년 3~5%씩 증가
#사례1=30대 후반의 K모씨는 얼마 전 큰 용기를 내 상담기관을 찾았다. 아내의 상습 폭행 문제 때문이었다. 맞벌이 부부인 K씨는 이달 초에도 아내의 늦은 귀가문제로 언쟁을 벌이던 중 아내가 휘두른 휴대폰에 맞아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K씨는 “분통이 터지지만 창피해서 친지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례2=결혼 6년차인 L모씨도 부인의 상습적인 폭력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장에서 잘 나가는 아내와 달리 2년 전 직장을 잃고 집안일을 도맡아 해온 L씨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가사분담 문제로 싸움을 벌이기만 하면 욕설을 퍼붓더니만 이제는 발로 차는 등 폭력까지 일삼고 있다”며 “당장 이혼하고 싶지만 아이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
다”며 푸념했다.
뉴욕 한인사회의 가정폭력 문제 중 남편의 아내 학대가 여전히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매 맞는 남편’도 해마다 늘고 있다.
뉴욕가정문제연구소(소장 레지나 김)에 따르면 올해 1~9월말까지 실시한 가정폭력 관련 상담 145건 가운데 약 18%가 아내가 남편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 사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늘어난 수치로 매년 3~5%씩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들이 여성보다 상담 기관을 찾거나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려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매 맞는 남편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관련 기관들의 추정이다.
이 처럼 매 맞는 남편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불경기로 실직이나 퇴직 후 경제력을 상실한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반해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맞벌이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확보한 여성들이 남편들에게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사소한 다툼에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폭력을 쓰는 아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신체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무시, 구박, 외도 등 배우자에 대한 상습적인 정서적 폭력도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지나 김 뉴욕가정문제연구소장은 “여전히 가정폭력의 주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아내로부터 폭행당하는 남편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면서 “남편들은 사회통념상 부끄러워 숨기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고려하면 한인사회에도 매 맞는 남편 문제가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김 소장은 이어 “사소한 폭력이 상습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신고 절차를 밟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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