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한인커뮤니티 의 역사는 한인축제와 함께 시 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지난 1981년 한인축제가 막을 올리면서 한인타운이 이 민 1세대 한인들의 보금자리로 미 주류사회에 차츰 알려졌다. ‘코리안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 간 가든그로브 블러바드 선상 의 비치와 브룩허스트 구간을 ‘코리아타운’으로 자리매김하 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인축제 때마다 미국과 한 국의 유명 정치인들과 연예인 들은 앞 다투어 한인타운을 방 문했다. 남가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은 코리안 퍼레이 드, 연예인 쇼, 장터를 구경하 기 위해 타운으로 몰려들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축제이지만 한인사회의 활동력과 생명력 을 알리기 충분한 행사였다.
한인축제장이었던 타운 샤 핑몰은 시골 장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북적북적했다. 한쪽에 서 ‘천하 장사 씨름대회’로 왁 자지껄할 때 중앙 무대에서는 ‘장수 무대’ 노래 소리가 흘러 나왔고 떡볶기를 입에 문 한인 청소년들은 마냥 즐거워했다.
그동안 이곳에서 조용필, 비, 서태지가 공연했고 미스 코리 아 출신의 유명 탤런트 고현정 씨도 축제장을 찾았다. 수많은 한국의 인기 연예인들이 장터 무대를 밟으면서 숱한 화제를 남겼다. 실력있고 끼있는 한인 청소년들의 경연장인 ‘청소년 탤런트 쇼’는 매년 참가 인원이 넘쳐 예선을 치루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이다.
한해에 한번이지만 한인축 제는 커뮤니티가 살아 숨 쉬면 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정 체성을 심어주고 타 민족들에 게 한인사회의 역동성을 알리 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오렌지카운티의 일간지인 OC 레지스터지에 축제 때마다 사 진과 함께 한인축제 내용이 소 개되고 있다.
이같이 한인커뮤니티와 함 께해온 한인축제는 어쩔 수 없 는 사회적인 상황으로 쉴 때 도 있었다. 한인축제가 시작된 지 2년 만에 미 전국의 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지난 83, 84년 2 차례에 걸쳐서 축제를 개최하지 못했다. 지난 2001년 에는 9.11 대 참사가 발생해 한 인축제를 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때를 제외하고 한인축제 는 앞만 보고 올해로 28회째 달려왔다. 한인타운 샤핑몰 또 는 타운 내 자리잡고 있는 트 라이앵글 공터에서 계속해서 개최해왔다. 한인축제는 한인 업소들이 밀집되어 있는 타운 에서 열려온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인축제 역 사상 처음으로 타운에서 2마 일 가량 떨어진 가든그로브 딸 기 축제가 열리는 ‘빌리지 가 든 팍’에서 오늘(14일)부터 3일 동안 펼쳐진다. 지난 27년 동 안의 땀과 추억을 뒤로하고 새 로운 장소에서 처음 열리는 것 이다.
한인축제 장소 이전을 놓고 그동안 OC 한인축제재단(이사 장 김복원)측은 고민 끝에‘ 카 니발’을 유치할 수 없는 좁은 한인타운 샤핑몰 보다는 보다 넓고 타 민족들도 함께 참가해 한국음악과 문화 전통을 즐길 수 있는‘ 빌리지 가든 팍’을 택 했다. 그동안 축제장으로 사용 해온 타운 샤핑몰의 일부 한 인 업주들이 몰 사용을 반대 해온 것도 장소이전에 한몫을 했다.
새로운 축제장 인근에 한인 업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단지 한인교회와 한인 노인들 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들이 있다. 주위에는 온통 베트남, 히스패닉 계 등 타 민족 주민 들이 다수라고 볼 수 있다. 이 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 는 한류 열풍을 알리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한인타운이라는 한정된 곳 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 주류사 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 는 한인축제로 거듭난다는 의 미에서 상당히 기대되는 점도 있다. 김태우의 노래에 맞추어 한인들과 타 민족들이 함께 열 광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번 한인 축제 는 빌리지 그린 공원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타 민족들의 호응 없이 한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
한인축제의 날이 밝았다. 이 번 오렌지카운티 한인 축제가 한인커뮤니티에서 도약해 미 주류사회 속에서 우뚝 서기위 한 첫 걸음이기를 기원해본다
문태기 / 부국장·OC 취재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