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비롯한 남가주 여러 도시에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부각되 고 있다. LA시의 경우 지난 3월 주요도로에 자전거 전용차선을 설치하는 ‘바이크 플랜’이 만장일치로 통과되 면서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포함한 곳곳에 자전거 전용차 선이 새롭게 설치됐다.
도로 귀퉁이에 흰색 페인트가 칠해지 고 자전거 모양의 마크가 도로 곳곳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LA는 인구와 차량이 과밀한 도시다. LA를 무대로 살아가는 인구는 2010년 센서스 기준으 로 대략 1,800만 명에 달하는데 반해 대중 교통은 턱없이 부족하다. LA에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기 차를 몰고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결과 LA 시내를 오가는 엄청난 숫자의 차량은 심한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할 때 가까운 거리 는 자전거를 이용할 것을 장려하는
캘리포니아 주와 LA 시의 정책은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LA 시의회는 최근 아파트와 상 업용 건물에 자전거 주차공간 마련을 의무 화하는 조례안 추진을 시 도시계획국에 지 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LA시가 자전거 전용차선을 효율 적으로 끌고나갈 의지가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 한인타운의 한인들 중에는 새롭게 설치된 자전거 전용 차선이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로 자전거 전용 차선을 지나갔다가는 벌금 티켓을 받을 것만 같 기 때문이다.
자전거 전용차선 침범 차량 단속을 맡고 있는 LA경찰국(LAPD)에 의하면 교차로에서 좌ㆍ우회전을 하 는 등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점선이 아닌 실선으로 그려진 자전거 전용 차선을 침 범하는 것은 위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차선이 하나 줄어드는 셈이 되고, 자전거보다는 차량을 주로 이용하 는 LA 주민들로서는 더욱 심한 교통체증에 갇히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에 대해 LAPD의 해법은 다소 모호하다. 도시 공학자가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교통체증에 해당하는 상황일 경우 차량들 이 자전거 전용차선을 침범한다 해도 적극 적인 단속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 중 도시 공학자 분석 자료에 따른 교통체증 여부를 판단할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또 단순히 전용 차선만 설 치해놓고 자전거를 이용하라고 한다 해서 과연 몇 명이나 집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자전거를 타고 나올 것인가. 현재로서는 자전거 관련 정책은 정치인 들의‘ 보여주기’용 정책으로 보인다. LA시가 정말로 자전거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장려하고 싶다면 좀 더 진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허준/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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