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달 동안 체험한 피난길의 삶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먹을 것도 없고 잠잘 곳도 없고 매일 마다 남쪽을 향해 피곤에 지친 몸으로 발바닥이 헤어지고 피가 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연일 걸어 피난을 가야했다. 이러든 고달픈 피난도중 더 이상 피난길을 계속할 할 필요 없이 집으로 다시 돌아 가야하는 낭보는 피난민들의 생명을 되찾게 한 생명부활이 되는 축복의 희소식 이였다. 피난길을 계속하는 피난민들의 등 뒤를 바짝 추격이나 해온 듯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남쪽으로 피난을 시작하면 어제 하룻밤 보낸 지역은 벌써 인민군에 점령되었다는 소식이 들여왔다.
듣기만 해도 아찔한 비보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올 때 생각만 해도 아슬아슬한 찰나를 피해온 셈이었다. 우리들 피난민 일행들을 바로 뒤에서 추격해오는 듯 총성과 폭탄소리를 연일 가깝게 들으면서 피난을 계속해야 했다. 경상북도 최남단 해변지역인 장기 란 지역을 목적지로 피난을 가는 도중 육중한 탱커와 중무장한 키가 크고 우람하게 잘 생긴 미군들을 피난민들 모두가 난생처음 보았다. 무참히 침략을 가맹한 북한 공산주의 인민군으로부터 잔인하게 죽어가는 우리 조국의 운명을 다시 살이기 위해 미군이 우리 대한민국 땅에 왔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피난민들 사이에 파다하게 퍼졌다.
공산주의란 낱말을 6.25가 발발한 후 자주 들어보기는 했지만 공산주의가 과연 무엇인지 공산주의에 대한 분명한 계념을 알고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에 대해서도 1945년 8월 15일 36년간의 지긋지긋한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을 맞이한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나라가 미국이었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허지만 내가 미군을 직접 체험한 경험은 남쪽으로 지친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매일 피난을 가는 동중에서 우리를 도우려온 미군을 처음 보았다. 힘에 겨운 피난길에서 절박한 생사의 사활이 걸린 지극히 긴박한 국가적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부터 구출한 나라가 역시 미국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경험했다.
비록 13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나이였지만 나는 미국에 대한 고마움을 직접 강하게 체험한 그날 그 감사함을 한 번도 잊어 본적이 없을 정도로 나의 마음 깊은 곳에 강하게 박혀버린 시간이 바로 이때였다. 감격과 감동으로 인해 심어준 강한 인상은 바로 나의 사랑하는 조국은 물론이고 나의 부모형제들 나의 친척들 그리고 나 자신을 죽음에서 구해준 은인으로 미국을 알게 된 인상 깊은 첫 번째 사례기 되었다.
1950년 6.25일 새벽 4시를 기해 이북 공산당집단이 선전포고 없이 남침을 감행한지 12일 만인 1950년 7월 7일 유엔 안전보장 의사회의에서 한국전쟁에 유엔파병이 통과되었다. 낙동강 까지 남하해온 인민군들은 우리아군과 미군들이 주축을 이루는 유엔군의 강력한 반격에 직면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가운데 맥아더장군이 진두지휘한 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 15일)을 통해 적의 후방을 차단함으로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국군과 유엔군은 9월 28일 서울을 탈환하고 10월1일 38선을 돌파하며 북진을 이어가면서 북으로 평양을 함락하고 여세를 몰아 함경북도 압록강까지 진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1950년 12월 3일 예상치 못한 100만 명이 넘는 중공군의 개입으로 결국 1953.7.27일 현재 38선이 휴전선이 되어 휴전협정이 체결되었다. 전쟁은 3년 1개월 만에 끝났지만 동족상전의 남북한 군민을 포함한 사망자 수는 무려 450만이란 어마어마한 희생자를 낳게 했다. 이중 남한은 군과 민간인을 합해 133만 명이 회생되었고 북한은 272만 명의 전쟁희생자가 생겼다. 미군의 전사자는 3만 명이 넘었고 행방불명자를 합하면 무려 6만3천명이나 되었다. 6.25전쟁 때 미군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몬트레이 한인성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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