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정범진(미국명 알렉스)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가 벤처 여왕으로 불린 웹젠 전 사장 이수영 씨와 결혼 7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는 소식<본보 6월10일자 A8면>이 전해졌다. 정 판사는 두 사람이 교제기간 회사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민·형사 소송에 시달리던 이씨가 자신의 도움으로 문제가 해결되자 이후부터 자신이 있는 미국을 찾지도 않고 제대로 보살피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3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과 함께 혼인 파탄의 책임과 관련해 이씨가 정 판사에게 위자료 3억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개인의 이혼에 대해 타인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당사자가 아닌 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가 먼저 정 판사에게 구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편의 순애보로 미화되기도 했던 ‘아름다운 결혼’이 이렇게 끝난 것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2005년 취재를 위해 정 판사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정 판사는 부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조그만 2 베드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공간이 협소해 자전거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집안 내부를 살펴보며 “500억 대의 자산을 가진 아내가 왜 남편을 이렇게 살게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며느리가 오늘 저녁 뉴욕을 방문한다"며 들뜬 마음에 결혼식 사진을 보여주던 정 판사의 어머니에게 기자는 끝까지 이유를 물어보지 못했다.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언제나 그들을 위해 헌신한 가족들이 있다.
장애인으로서의 역경을 이기고 일반인도 올라가기 힘든 판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 판사의 곁에는 그를 위해 헌신한 가족이 있었다. 그 가족은 바로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 이민을 택한, 지난 10년간 아들의 손발이 돼 준 정 판사의 아버지, 어머니다.
지난 이혼 재판에서 정 판사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으며 재산 분할에 실패하자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했다고 주장하는 이씨가 지난 7년간 어디서 어떻게 남편을 위해 헌신했는지 지금은 꼭 묻고 싶다.
윤재호 뉴욕 취재 1부 차장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