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 SF체육회 사격대표로 출전, 입상 노린다
검게 그을린 얼굴,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체구에 다부진 인상. 꼿꼿한 허리에 팔뚝과 손은 웬만한 장정과 비교해도 딸리지 않는다. 그 연세가 되면 있을 손 떨림도 없다. 81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24일 열리는 미주체전에 샌프란시스코 체육회 사격대표 선수로 참가하는 노봉걸(사진) 옹을 첫 대면한 느낌이다. 미주 체전 역사상 최고령 선수다.
노옹은 새크라멘토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알바클(Arbuckle)이라는 소도시에서 40년 이상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몸 전체에는 부지런함이 배여 있다. 또한 막걸리와 같은 친숙하고 편안함도 있다.
노옹이 팔순이라는 나이에도 사격 대표로 참가할 정도로 건강할 수 있는 비결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 값진 노동에서 비롯됐다.
20에이커에 달하는 그의 농장에는 돼지, 염소, 닭 등 가축과 한국배, 감, 참외, 수박, 무, 배추 등 각종 과일과 채소 등이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가꾸는 것은 노옹의 몫이다.
20대 때부터 가지고 있던 125파운드의 체중을 80세에도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노옹의 정신력과 자기 관리가 얼마나 철저한지 알 수 있다.
체력 못지않게 그의 사격실력도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육군항공대 대대본부 사격대회서 1등한 전력이 있는 명사수다.
농장에 있는 뛰어다니는 토끼를 명중시키는 그의 솜씨는 옛날로 치면 신궁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이같은 솜씨를 본 권욱종 SF체육회장이 “노옹의 자기 관리는 체육인들의 모범”이라며 참가를 권유, 노옹이 수락하게 됐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나같이 나이 먹은 사람이 60년 차이 나는 선수들과 겨룰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1959년 이민 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도전정신이 꿈틀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50여년전 시범 케이스로 이민 온 노옹은 백인 농장주 밑에서 소작농으로 일하면서 한푼 두푼 모아 농장을 구입하게 됐다. 그의 근면함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칠지 모르는 도전이 이루어낸 결과다.
그는 “열심히 하는 사람 앞에 장사 없고, 신념 있는 사람 앞에 길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늦은 나이에 선수로 참가하게 된 만큼 후배들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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