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 소재 세번째 개인전 열어
"그림 그리는 일은 취미라기보다 제가 버틸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찍는 일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스트레스가 있고 삶에서 부딪히는 고충이 있죠. 그림은 저를 정화해주고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추격자’ ‘국가대표’ ‘황해’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하정우는 영화를 찍지 않을 때는 그림을 그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하정우가 오는 9~15일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자신의 세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2일 기자들과 만나 그림에 대한 열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그림 작업은 내 생활에서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배우로서 영화 찍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어설프고 부족한 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살기 위한 것을 그렸기에 거짓이 아닌 진실이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대로 자신감 있게 전시회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로 미처 채우지 못한 열정을 그림으로 채운다고 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죠. 저는 거기서 오브제가 될 수 있는 거고 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영화로는) 열정이 다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림으로) 올곧이 내 몸 안에서, 내 땀에서 나오는 것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산 여러 그림을 보며 자랐다는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혼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작정 문방구를 찾아 미술 수업 시간을 떠올리면서 스케치북과 수채화 물감, 4B연필을 샀다.
"사회에 내던져졌을 때 한곳에 집중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어요. 막연하게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바스키아를 비롯해 피카소 등의 작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피에로를 소재로 한 그림 20여점을 내놓는다. "저는 20대에 연극을 7편 정도 했는데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울 때 오묘한 느낌이 들어요. 메이크업이 있어서 무대 위에서,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데 메이크업을 벗는 순간 본연의 제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에 떠올린 게 피에로의 모습이죠. 늘 웃고 있고 밝아야 하지만 이면에는 상처받고 예민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그렸어요."
’황해’를 찍으면서도 촬영이 없을 때는 피에로 그림에 몰두했다고 했다. "11개월간 촬영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할 수 있는 것은 그림 그리는 일로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었죠."
그는 "아직은 작가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면서 "계속 공부한다면 10년 후, 20년 후에는 작가라는 말이 제 이름에 붙을 수 있을까 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법정 스릴러 영화 ‘의뢰인’을 찍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최민식과 함께 윤종빈 감독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신의 집 거실에 이젤 3개를 세워놓고 그림을 그린다는 그는 올해 꿈이 작업실을 얻는 것이라면서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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