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오후 늦게 UC 어바인 정치학과 스티븐 박 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처음 접해본 그의 목소리는 흥분감에 젖어 있었다. 그는 UC어바인 대학내 한국관련 수업 부활을 위해 언론의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한국 정치 경제’, ‘남한의 정치’, ‘북한 정치 사회’등 한국 관련 수업은 지난 2008년 예산 삭감으로 인해 일시 중단됐다. 한 클래스 당 한 학기에 100여명의 학생들이 꾸준히 수강 신청을 하며 인기를 끈 과목들이었다. 박 교수는 “버짓 문제로 한국관련 클래스가 부활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 일본, 중국 관련 클래스들은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울분이 난다. 꼭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한국관련 수업은 미국인 ‘한국 매니아’들을 탄생시켰다. 박 교수의 열정적인 수업진행방식은 ‘한국’에 문외한이던 백인 학생들을 자극 시킨 것이다. 실지로 이 수업을 들은 미국인 학생들은 한국으로 이주했고 그의 한 제자는 한때 북한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뒤 현재 미 국무부 입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의 ‘한국 알리기’열정이 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심장에 꽂은 것이다.
이웃 커뮤니티인 중국 커뮤니티는 지난해 UC 어바인 법대에 ‘존 앤 매릴린 롱 센터’를 개설했다. UC 어바인 ‘한국법 센터’를 벤치마킹했다. 후발주자이기는 하나 이 센터 개설을 위해 UC 어바인에 그들은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후문이다. 법대 건물에 자신들의 대형오피스도 개설했다. 어바인 대표적 기업 ‘킹스턴’ CEO 데이빗 선은 어바인에 위치한 해외 최대 중국학교인 ‘사우스코스트 중국 문화센터’에 수년전 100만 달러를 기증하기도 했다. 그들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거금을 선뜻 내놓는 중국 커뮤니티인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관련 클래스 운영을 위해서는 매년 2~3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동안 학교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펼친 박 교수가 이제는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박 교수는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이 남·북한 차이를 못 느낀다”며 “한때 일부 백인 학생들은 북한이 말썽을 일으키자 ‘북한산인 현대 자동차 불매운동을 벌여야한다’고 말한다. 제대로 한국을 알리기 위해서는 이 수업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금력과 커뮤니티 규모에서는 한인 커뮤니티가 중국 커뮤니티에 비해 작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인들의 적극적인 도움, 한국 대기업 및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으면 한국관련 수업들이 부활할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종휘 OC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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