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들과의 세미나에서 제가 한국문화에 대해 아는 것을 아무 거나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6살 난 한 아이가 손을 들더니 ‘그들은 소리를 엄청 질러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인 2세 어린이가 이해하는 한국 문화는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유감스럽지만 그 아이가 알고 있는 한국문화는 한국인들이 소리를 엄청 지른다는 겁니다.”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 협의회(회장 황오숙)가 26일 개최한 봄 학기 교사연수회에서 김명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강사는 ‘건강한 차세대, 전문성 갖춘 교사가 만든다’는 주제 강의를 통해 한인 부모들과 2세 자녀들과의 문화적 차이와 그 문화적 공백을 메우는 방법을 소개했다.
김명화 강사는 “여러분의 자녀들이 한국인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매우 한국적인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 13년간 상담결과에 따르면 한인가정의 문제점은 대부분 부모와 자녀간의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세대 간의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의 배경을 ▲미국문화는 ‘자신’을 중요시 하고 ‘독자적’인 것을 유익하게 여기며 자립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비해 ▲한국문화는 ‘우리’를 중요시 하며 독립적인 것은 이상적인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상호의존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비교 설명했다. 그는 그 문화적 차이의 두 사례로 아침 식사와 애정 표현을 들었다.
“미국인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뭘 먹을 것인지 물어보지만 한인 가정에서는 ‘부모가 이걸 먹어야 하니 여기 차려놓은 걸 먹어라’ 하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 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한인 2세들은 방송이나 다른 미국인 친구들을 통해 미국인 부모들과 자신의 부모들이 매우 다르다는 걸 목격합니다. 가령 미국인 부모들은 포옹과 키스, ‘나는 너를 사랑해’ 같은 말을 통해 그들의 사랑과 관심을 자녀에게 표현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한인 부모들은 왜 차갑고 감정이 메말랐는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자신들이 사랑을 줄만큼 가치 없는 존재가 되었는지 궁금해 하기 시작합니다.”
김명화 강사는 부모와 자식 간의 문화적 공백을 연결하고 서로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기본적인 단계를 소개했다.
“첫째 단계는 2세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교육시키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화적 배경을 제공하는 것이며 둘째는 반대로 부모들이 미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며 대화의 통로는 여는 것입니다.”
김 강사에 이어 남상엄 교수(일란대학교 인터엑티브 미디어대학원 교수)는 보조교사들을 위해 ‘차세대 교사 양성을 위한 세미나’를 주제로 강의했다.
또 교사들의 라운드 테이블이 마련돼 프리 K, K, 한국어 1, 2, 3, 4, SAT II의 듣기 시험을 포함한 한국어 소개, 컴퓨터를 이용한 고급반 운영의 사례, 수준과 연령이 다른 기초반, 문법, 역사, 종이접기로 배우는 한국어를 주제로 머리를 맞대었으며 교장 모임도 있었다.
이날 휄로십 교회 버지니아 캠퍼스에서 열린 봄 학기 교사연수회에는 300여명의 교사들이 참가해 2세 교육을 위해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황오숙 회장은 이내원 전 이사장에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곽봉종 워싱턴 교육원장, 이문형 협의회 이사장은 격려사를 통해 교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황오숙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연수회는 이론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한국어 전문교사로서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2012년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주최 제30차 학술대회가 워싱턴에서 개최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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