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수(웨체스터 녹지회 요가교사)
이번엔 요가의 두 번째 단계인 호흡에 대해서 나누어본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호흡을 한다. 음식을 통하여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호흡을 통하여 기운이 교환, 순환하여 몸에 영양분을 흡수하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은 거대한 명체들의 집합이다. 몸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린 그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일만 할 뿐, 정작 몸의 내부의 생명 활동들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심장이 불규칙하게 박동한다 해도 우선은 그저 당할 뿐이지 않는가.
호흡 역시 자신이 의식하든 하지 않든 살아있는 한 저절로 일어나는 생명 활동이다. 그런데 호흡 방법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수련을 하기도 하고, 호흡을 바라보며 명상하기도 한다. 이렇듯 호흡을 가지고 명상이나 수련을 하는 것은 호흡을 통하여 생명의 많은 비밀을 알아가는 경험을 하기도 하며, 호흡이 자신을 깨닫는 하나의 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의 효능이 언제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 호흡도 잘 쓰면 명약이 되지만, 잘 못쓰면 극약이 되기도 한다.필자도 처음엔 호흡 수련을 욕망을 채워보려고 열심히 하다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쳐버리고 기운이 역상하여 몸이 망가진 경험이 있다. 어찌 보면 보이지 않는 마음이 호흡을 통해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마음의 상태를 호흡은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호흡을 느껴보자.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과정 속에서 근육의 변화, 피가 흐르는 느낌, 그 속에 흐르는 미세한 에너지의 움직임을 한 번 느껴보자. 그렇게 단순히 호흡을 느껴보고자 한 것일 뿐인데, 어쩌면 호흡이 거울이 되어 자신의 습관, 삶을 대하는 자세 등 여러 가지가 비추어질 수도 있다.필자에게는 살아가면서 습득했던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자신을 펄펄 살아있게 만드는 숨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관념과 분별의 척도가 되어 호흡이 짧게 끊겨지고 격해지는 장애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또한 호흡 수련 중 스스로 조건을 만들어 체험한 것들을 가지고 자신만의 성을 쌓아 놓고 그 기준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처단하고 무시해버리며 살아왔던 외로운 얼음나라의 자신을 호흡을 통해서 문득 만나기도 했었다. 너 자신을 알라고 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고 깨닫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돌이켜 보건대, 거울이 되어 자신을 비추어 주었던 모든 수련과 자연과 사람들이 낱낱이 감사한 나의 스승이었다.
이제 스스로가 들고 있는 모든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고 순수한 숨이 되어 보자. 지금 내가 들이쉰 숨은 그 누군가가 내쉰 숨이었고, 지금 내가 맘껏 내쉰 숨은 그 누군가의 생명을 이어주는 숨이 되어 우주가 하나로 순환되며 돌아간다. 호흡은 이렇게 자신에게서 시작하지만 우주로 연결되는 생명 세포라 할까, 아니면 소우주인 자신을 대우주로 연결하는 징검다리라 할까. 당신이 호흡하고 있는 숨과, 내가 하고 있는 숨과, 우주의 숨이 하나로 연결되어 지금 소중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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