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대대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1일 카이로 시내에는 오전부터 ‘백만인 행진’에 참석하려는 시민 수천명이 모여들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이날 오전 8시께(현지시각) 카이로 중심가에는 ‘백만인 행진’에 동참하려는 시민 5천명 가량이 집결해 있는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오후3시~다음날 오전8까지로 정해진 통금을 무시하고 전날부터 이번 반(反)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에서 밤을 지새웠다.
전날 귀가했다가 오전 일찍부터 거리로 나온 시민들도 속속 타흐리르 광장에 도착해 광장에서 밤을 새운 이들과 합류했다.
이들은 ‘무바라크 퇴출’이라는 구호가 쓰인 팻말과 무바라크 대통령이 올가미에 메인 모습을 그린 포스터 등을 들고 시위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타흐리르 광장부터 무바라크 대통령 집무실 등 시내 주요 지점으로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내각을 해산하고 집권 이래 처음으로 부통령을 임명한 데 이어 전날에도 일부 내각을 교체하는 등 정치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무바라크의 완전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시내 다른 지역에서도 수천명의 시민이 이미 모여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시내 주요지점에는 군 병력과 장갑차가 배치됐고 헬리콥터가 중심가 주변을 선회하고 있지만, 군은 전날 성명을 내고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카이로와 함께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 등 전국 곳곳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계획된 상태여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 사태가 1주일을 넘기고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이미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는 물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카이로 지국도 페쇄하면서 현지에서는 방송과 통신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전날에 이어 휴장했고, 은행과 다른 기업들도 업무를 중단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이집트에 체류 중인 프랭크 위즈너 전(前)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무바라크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김영묵 고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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