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추수감사절 이틀 전에 오클랜드시와 내가 주관하는 단체 공동주최로 저소득층과 노숙자를 위한 만찬을 준비한다. 15년전 이스트베이 상공회의소 회장을 하던 때에 돕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계속 된다. 시정부에서 먼저 시작 했지만 우리 동포가 참여하면서 질서가 잡혀지고 우리 커뮤니티에서 모금하는 금액이 전체 경비에 적지 않은 비율도 차지한다. 더구나 동포 자원 봉사자가 전체 300여명 중에 200여명이 넘는다. 목적은 봉사를 통하여 인종의 벽을 허물고 주류 사회의 당당한 일원임을 다짐하고저 시작한 행사다. 마지막 점검을 하는 행사 당일 아침 뉴스에서 북한 집단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다는 긴박한 외신을 접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5살에 해방되며 우리 가족은 남쪽으로 피난을 오고 5년 후에 그들이 점령한 서울에서 어린 아이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당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당했다. 휴전 이후에 있은 그들의 만행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지난번 있었던 천안함 폭침이 뇌리에 사라지기도 전에 또 저지른 그들의 만용에 할말을 잃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생각은 온통 오늘 아침 뉴스에 집중되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 중에 방문한 외부 손님들과의 인사와 취재하는 언론과 대담하는 등 바쁜 일정이었다. KTVU 체널 2 리타 윌리암스 기자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인터뷰 하자고 한다. 나의 배경을 알고 찾아왔다. 연평도가 해병대 주둔지역이고 더구나 한국해병 출신인 내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이야기 해달라고 한다. 근 50여년전 그곳에 배속될 뻔 한 이야기와 함께 질문에 응했다.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때 치밀은 분노로 마음이 어지러웠으나 시간이 지나며 분노가 연민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만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며 중국을 위시한 전 세계가 북한을 응징해야 되고 그들의 공갈 수법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를 봉사하는 좋은 날에 마음이 아프고 혼돈스러웠다. 여러 방송 매채와 같은 내용으로 전화 인터뷰도 했다. 신경은 북한도발에 쓰였지만 그 와중에도 행사는 잘 치루어졌다. 매년 넉넉치 않은 예산 때문에 동참을 호소하니 여러 봉사자들이 모금함에 성금을 한다. 어떤 이들은 와서 슬그머니 내 호주머니에 봉투를 넣기도 한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이렇게 돕는 사람들을 보며 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목사는 이런 설교를 자주 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돈을 벌고 최선을 다해서 성금을 해야 된다고 했다. 우리가 좌우명으로 새겨야 할 말이고 봉사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본다. 이제는 자원 봉사자수가 많아서 필요로 하는 다른 곳으로 안내도 해 준다. 이때만 되면 의례 봉사하는 것으로 아는 미국사람들의 자세를 우리도 배우고 이런 봉사하는 전통을 자녀들에게 가르쳤으면 한다.
언젠가는 이런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가 얼어 붙은 땅에 사는 북녘 동포들에게 전해지고 그들과 첫번 수확을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다른 사회를 위한 아우트 리치를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바란다. 이제 우리의 생활 반경은 점점 좁아지는데 봉사를 통하여 인종의 벽을 넘는 one people, one culture를 모두 수용해야겠다. 오늘 우리 지역사회를 위하여 2700여명에게 따뜻한 칠면조 만찬 대접과 함께 가진 여러 결실을 감사한다. 더구나 바쁜 일정에 이 행사에 헌신한 봉사자들에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다 표할 수 없다. 아침에 가졌던 마음 아픈 일이 커뮤니티 일을 하면서도 쉬 없어지지 않는다. 분노와 연민과 봉사가 마음을 스치고 가는 하루였다. 20년이 되는 내년 잔칫 날에는 북한의 핵 위협에서 벗어남을 자축하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