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007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극적인 장면들이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의 활약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지난 1964년 제작된 007영화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는 정유공장에 수중 침투해 곳곳에 폭약을 설치한 뒤 잠수복을 벗어던지고 미리 입고 있던 하얀색 턱시도 차림으로 유유히 빠져 나온다.
본드 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장면의 하나로 꼽히는 이 상황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하지만 실제 MI6 정보요원 피터 태즐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요원은 1940년 11월 23일 새벽 4시35분 네덜란드 해안에 근접한 카지노에 침투하기 위해 헤네시 XO 코냑까지 뿌린 완벽한 파티 복장을 한 채 겉에 잠수복을 입은 뒤 수중 침투한 것으로 나와 있다.
벨파스트에 있는 퀸즈유니버시티의 역사학자 케이스 제프리 교수는 MI6의 공식 기록에 대한 접근을 승인받아 `MI6’라는 제목으로 활동상을 상세하게 기록한 책을 펴냈다.
MI6의 역사를 담은 첫 번째 공식 기록물인 이 책은 800쪽 분량으로 1909년부터 1949년까지 나치 독일에 대항한 작전과 성냥갑 카메라 등 첨단 첩보 장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MI6 파리 지국장이었던 `신사적인’ 캐릭터의 윌프레드 던더데일이 제임스 본드라는 역을 탄생시킨 모델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전했다.
던더데일은 본드 소설을 지은 이안 플레밍의 친구다.
이밖에 이 책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리스본에 있는 독일 정보 장교의 정부로 암약했던 젊은 여성 첩보원을 비롯해 더 타임스 기자로 위장하거나 여장을 한 뒤 첩보활동을 벌인 사례, 전화 도청 등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저자는 MI6 파일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었지만 요원의 이름이나 민감한 내용에 대한 출판은 허용되지 않았다.
BBC는 "이 책은 구소련 첩보기관 KGB의 사주를 받아 MI6에서 암약했던 킴 필비의 활동이 시작되기 직전인 1949년까지의 MI6 역사를 다루고 있다"라며 "냉전시대 MI6의 비밀 활동은 비밀로 남겨져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간지 가디언은 "이 책은 MI6의 역사를 다룬 첫 번째 공식적인 기록물이지만 아마도 유일한 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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