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의 일이다. 화씨 90도 가까이 오르던 이날 코스타메사 시 가장 번화한 지역인 브리스톨 스트릿과 앤톤 블러버드 교차로에서 LA 민족학교(디렉터 윤희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 협의회(이하 미교협·수석 디렉터 이은숙)소속 20여명의 한인들은 라틴계 이민자 권익단체 및 일반 시민 200여명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애리조나 주의 강력이민단속법과 코스타메사 시의 반불체자 결의안 ‘법치도시’(Rule of the Law)를 반대하는 시위였다. 이 과정에서 미교협 이은숙 디렉터는 불법시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지역 백인 주민들은 현장 상황을 지켜보며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한 백인은 “시위를 벌이는 멕시칸들은 모조리 추방해야한다”며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현했으며 지나가던 일부 백인 운전자들은 “당신들은 미국 법을 따라야한다. 이것은 진정한 미국식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지난달 19일에 있었던 일이다. 출근길에 57번 프리웨이 브레아 인근 주유소에 들러 개스를 넣고 주차장에서 나오려다 한 백인 부부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이들 부부는 기자의 차를 가로막더니만 “운전 똑바로 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인종 혐오성 말들을 했다. 서행운전을 했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나도 아메리칸이다”라고 했더니 이 남성은 욕을 섞어가며 “아니, 넌 아니야. 네 나라로 돌아가(No, You are NOT.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하는 것이었다.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일단 주차장에서 빠져나왔다.
이같은 일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OC지역 백인 주민들의 이민자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달 요바린다, 오렌지 시 등은 애리조나 강력이민단속법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코스타메사 시가 지난달 18일 채택한 ‘법치도시’ 결의안도 시가 불법체류자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각 라틴계 커뮤니티 단체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고 라틴계 시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샌타애나 시는 애리조나 강력이민단속법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라틴계 커뮤니티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데 반해 한인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한 아시아계 비영리단체 인사는 “애리조나 악법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싶은데 한인커뮤니티가 너무 조용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LA 지역 한인 봉사단체가 오렌지카운티로 원정 와서 OC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은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단체들이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이종휘 / OC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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