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길(의사, 서울대워싱턴동창회 전 회장)
그처럼 사랑하시던 부군을, 아버지를, 할아버지를 잃으신 유가족들의 슬픔을 어찌 필설로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학(鶴)과 같은 선비의 삶으로 80평생을 보내시고 만인이 원하나 극히 일부만이 누릴 수 있는 신이 우리 인간에게 내리시는 최대 은총인 고종명을 하셨군요.
고인께서는 일제 강점기와 6.25라는 민족의 불우한 시대에 청장년 시절을 보내시고 휴전 회담의 역사의 증인으로 활동하셨으며, 청운의 웅지를 품고 도미하시어 그 당시 외국 출신학자로는 최초로 워싱턴 소재 가톨릭 대학 부총장으로 봉직하시며 퇴임하실 때까지 수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셨습니다. 한편으론 조국을 위하여 끊임없는 조언을 한국 정부, 대학교, 주미 대사의 자문을 하셨습니다. 발표하신 수많은 학술논문과 저서들 중 말년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사모님 조봉완 교수님(Retired emeritus professor-Georgetown University)과의 공저, 한국 대미외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미 한국대사들에 대한 책을 출판하셨지요.
한편 사모님과 함께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자녀들을 훌륭하게 양육하시어 후배들의 귀감이 되셨지요.
몇 년 전 정든 워싱턴을 떠나 자녀들과 또한 많은 친구들이 살고 있는 시카고로 은퇴하신다고 하셨을 때, 여름에는 미시간 호반에서 불어오는 미풍과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하고 겨울에는 주거지 실내 활동과 더불어 자손들과의 즐거움으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말씀으로, 왜 하필이면 그 춥다는 시카고로인가 하는 의문을 말끔히 씻어주셨지요.
신께서 고인께 거의 모든 것을 주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럴리 있겠습니까? 신께선 만인을 사랑하시고 또한 공평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다만 고인께서는 남들이 모르는 고난을 인내로 극복하시고, 남다른 노력을 명석하심에 더하신 결과이겠지요.
이제 아마도 신께선 그곳에서 고인이 필요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급히 극히 중요한 일로 고인의 자문이 필요하셨던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오기창 교수님! 그 풍부하신 지혜와 인자하심으로 천국과 이승에 있는 모든 이들을 계속 지도 편달해 주십시오. 만남은 이별을, 이별은 만남을 전제로 한다는 말을 굳게 믿으며 교수님을 주님께 기쁨마음으로 보내드리옵니다.
천국에서 부디 편히 쉬십시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