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신재민 제1차관은 최근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조희문 위원장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27일 밝혔다.
신 차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조 위원장의 처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자 "상황을 파악한 결과, 조 위원장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조 위원장이 유감 표명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본인이 생각해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며 위원장 임면권도 문화부 장관에게 있는 점에 비춰 신 차관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조 위원장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영진위가 정부 예산과 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엄정한 공정성이 요구되는데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건 행동은 매우 부적절할 처신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 차관은 "영진위는 1999년 공사에서 정부의 위임을 받은 민간 전문기구로 전환됐는데 어떤 작품을 지원하느냐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념과 정치색 등에 따라 지원을 못 받는 쪽에서 계속 불만이 터져 나왔다"며 "이 과정에서 위원장들도 임기를 제대로 못 채우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 중에 가장 산업화가 된 영화의 제작을 직접 지원하는 게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영진위가 자체적으로 지원방식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개선안 마련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영화 제작을 직접 지원하는 대신 영화촬영 시설을 비롯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외국영화 촬영도 국내에 유치하는 등 간접 지원 방식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위원장은 칸 영화제 출장 중이던 지난 14~15일 영진위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위원 9명 가운데 7명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특정 다큐멘터리 2편과 장편 1편을 선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신 차관은 영진위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시’를 올해 초 마스터영화 제작 지원작 선정에서 탈락시킨 것은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스터영화 지원은 최우수 시나리오를 모집한 게 아니며 이창동 감독은 왕성한 활동을 하는 50대 감독으로 마스터 선정이 적절한지는 살펴봐야 한다. ‘시’는 원래 구비서류인 시나리오와 시놉시스 대신 중간 형태인 트리트먼트를 냈고 이 때문에 받은 0점도 종합점수 합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