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장 선거가 이 지역에서 치러지는 것은 영역침범 행위죠.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지난달 LA동부 한인단체장 회의에서 나온 한 한인 인사의 격양된 목소리였다. LA한인회가 제30대 한인회장 선거를 위해 LA동부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이 지역 한인 단체장들은 지난달 초 한 중국 식당에서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영역 침해” “이 지역 한인 무시”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일부 단체 인사들은 육두문자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조시영 동부한인회장은 “LA 한인회의 처사는 동부 한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 지역 7만 명의 한인들을 대표하는 LA 동부한인회와 한마디 상의 없이 이 같은 일을 행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회의가 끝난 후 다음날 기자는 LA한인회에 전화를 걸어 이번 한인회간 갈등에 대한 의견을 요청 했다. 그러자 LA한인회측은 오히려 역정을 내며 “이해 못하겠다”고 강한 입장표명을 했다. 30년 전 만들어진 정관에 따르면 LA한인회는 LA카운티를 경계로 하기에 LA동부 한인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LA한인회의 입장이었다. LA동부 한인회는 2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단체이기에 LA한인회의 이 같은 일방적인 절차진행은 LA동부 한인 인사들의 심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제30대 LA한인회장 선거는 지난 5일 박요한 씨의 후보자격이 박탈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이에 따른 법정소송도 예상되고 있다. LA한인회 선거 자체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이기는 하나 결과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양 한인회가 불필요한 기싸움(?)을 벌인 것이 귀결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각 지역 한인회가 영역 싸움에 불필요한 기를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특히 LA한인회는 영역이 중복되는 LA동부 지역 한인회의 특성을 조금 더 이해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LA동부한인회도 엄연하게 이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그것도 10명의 전·현직 회장을 거친 단체이기에 LA한인회가 이를 존중해주었음 하는 것이 이 지역 인사들의 마음일 것이다.
올 LA한인회 선거가 치러질 지, 아니면 2년 뒤 열릴지는 현재로써는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다. LA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앞으로 선거 시 이 지역 인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절차를 밟고, 또한 동부지역 인사들도 최대한도로 협조를 해주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종휘 / OC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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