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신질환을 앓는 것처럼 속여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황모(30)씨 등 비보이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유명 비보이 그룹의 선후배 팀원이던 이들은 병원 8곳에서 환청과 우울증 등 증상을 핑계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정신분열증 등의 진단서를 챙겨, 2002년 5월부터 작년 6월 사이 신체검사 5등급(현역면제) 또는 4등급(공익요원)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 등은 애초 신검에서 입영 대상인 1∼3급이나 재검을 받아야 하는 7급 판정을 받자, 인터넷과 전문의학서를 통해 정신질환 증세를 미리 공부해 가짜 환자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안에서도 외출을 피하고 목욕을 하지 않은 채 횡설수설하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여 가족까지 속였다.
하지만,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의 눈을 피해 외국 댄스경연 대회에 버젓이 출전했고, 황씨 등 2명은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하며 ‘정신병 치료 경력이 없다’고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보이 활동을 계속하고자 이런 일을 꾸몄고 팀 선배들이 먼저 정신질환자 행세로 병역을 면제받자 후배들이 수법을 모방하게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황씨 등은 병원 측을 매수하지는 않았고, 의료진에게 부모가 ‘실제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하게 하여 진단을 받고 병역면제 조처가 떨어지면 곧바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중 병역법 공소시효인 7년을 넘기지 않은 3명은 검찰에 송치해 형사처벌을 받게 하고, 병무청에 수사내용을 통보해 관련자들을 모두 현역 입대시킬 예정이다.
황씨 등이 활동한 팀은 1996년 결성된 국내 비보이계의 ‘1세대’ 간판 그룹으로, 해외 유명 대회에서 우승해 예능 프로그램과 CF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다.
경찰 관계자는 "신체를 훼손하지 않고 정신질환 증세만 흉내 내 병역을 피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유사 수법에 대해 수사를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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