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지역 한인 교계가 아이티 지진 피해자 돕기를 위해 모금한 성금이 마침내 지난주 제 갈길을 찾았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오렌지카운티교회협의회, 남가주 한인목사회 등 한인 교계가 힘을 모아 조성한 총 13만여달러의 성금 가운데 지난 2월에 전달된 1차 구호기금을 뺀 잔여분 10만여달러가 이번에 성금 기탁 약정증서로 아이티 교계 지도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지난 1월12일 아이티 대지진 발생 이후 모금에 돌입한 지 꼬박 3개월 만이다.
당초 한인 교계는 지구촌 이웃인 아이티 주민들이 대지진으로 희생되고 피해를 입은데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위해 교계 단체들이 협력해 성금을 걷었다. 현지 피해가 심각한데다 당장 도움이 절실했기에 한인 교계의 성금 모금에 수많은 한인들이 기꺼이 동참, 작지만 소중한 정성을 보탰다. 교계 단체들은 남은 성금으로 쌀을 구입해 아이티의 레오간 지역내 교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성금이 당초 모금 취지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됐으니 다행이지만 아쉬운 점은 남는다. 사실 이번 교계에서 아이티 돕기 구호 활동에 직접 나서기는 했으나 전문성 부족으로 진행 과정에서 여러 차례 문제점이 지적됐었기 때문이다.
성금 전액을 피해자 후원에 사용한다고 공언해었지만 수천달러가 경비로 지출됐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금 사용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고, 위급 상황에서 모금이 서둘러 실시됐지만 1차 기금 전달 이후 남은 기금이 상당 기간 현지에 전달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다.
한인 교계가 솔선수범하여 지진 피해자 발생 직후 이웃 사랑 운동에 적극 나선 점에서는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었다. 다만 의욕만 앞선 감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교계의 아이티 지진 피해자 돕기 운동 전개 과정은 재난 구호 사업은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문성도 요구된다는 점을 확인한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는 등 천재지변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웃의 도움이 간절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요 구호기관들이 이들을 위한 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번 아이티 지진처럼 한인 교계와 같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웃 사랑 실천에 뛰어드는 경우도 앞으로 계속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한다.
한인 민간단체들이 이번 경험을 계기로 앞으로는 재난 구호 사업에 있어서 보다 투명한 기금 사용과 운영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호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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