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복림씨가 두번째 시집 ‘빙산은 바다를 그리워한다(시문학사)’를 발표했다. 한미장학재단 동북부지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자신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도 최씨의 작품 활동은 여느 전업 작가에 못지않게 왕성하다.
2004년 시문학을 통해 시집 ‘숨쉬는 돌’을 낸 후 6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낸 이유는 작가의 시를 사랑했던 독자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 왜 시를 멀리하세요라고 묻는 독자가 많았어요. 시가 더 마음에 와 닿았었다는 거죠. 두 번째 시집을 서두른 이유입니다.”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와 언론인 출신인 최복림 작가는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9.11을 배경으로 한 ‘생스빌의 언덕’과 동포 문학 사상 최초로 일간지(뉴욕한국일보) 연재를 한 ‘갈마’ 두 편의 장편소설로 일반 독자들에게는 더 알려져 있다. 9.11 테러로 약혼자를 잃은 한인 크리스천 여성과 레바논인 모슬림 남성간의 사랑을 통해 인종과 종교간의 화해를 모색한 문제작 ‘생스빌의 언덕’과, 브라질 아마존을 직접 누비며 취재한 원고를 6개월에 걸쳐 장기 연재한 ‘갈마’는 문학적인 성취도를 떠나 기존 동포 문학의 한계인 일상성의 집착에서 벗어난 장대한 스케일과 치열한 문제의식을 갖춘 드문 작품이었다. (작가
는 소설 취재 과정을 아마존 여행기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소설속에 여러편의 시와 산문시를 삽입해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은근히 드러냈던 작가는 동포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두 편의 소설을 두고 “잠깐 옆길로 빠졌던 것”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본연이 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간결한 언어, 산문과 시의 중간쯤 위치해 있는 듯한 평이한 시어들로 이루어진 것이 ‘빙산은 바다를 그리워한다’이다. 한마디로 쉬운 시들이다. 작가 스스로 “나는 난해한 시를 쓸 줄 모른다”고 스스럼 없이 말한다. 그러나 쉬운 언어로 쓰여졌다는 말이 쉽게 쓰여졌다는 말과 같은 뜻은 아니다. 작가의 시 속에는 산책길에 만난 갈매기(갈매기), 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에서 만난 입양아의 눈물(나는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 강가에서 만난 원주민 남매(방해물) 등 작가의 마음을 움직였던 모든 것들이 이들 시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무척 감성적인, 방황하는, 한 남자”를 만날 것이다. 그리고 이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다음 시집을 다시 기다리게 될 것이다. 기타문의:917-992-3732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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