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타운에 정다운 이웃처럼 푸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장수 업소들이 늘고 있다.
영업 20년 혹은 30년 장수클럽에 가입한 이들 업소들은 마켓, 식당, 제과점, 보석상, 여행사, 안경점, 휴대폰 및 생활용품판매점 등 거의 전 업종에 걸쳐 골고루 분포돼 있는데 고객들은 이들 업소에 대해 대체적으로 높은 신뢰감을 표명하고 있다.
고객들은 “업소가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고 있어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는 그 강도가 얼마나 강했는지 고목도 쓰러트렸다. 전국적 경기침체로 개업한지 100년이 넘었던 업소들이 문을 닫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케이스들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면 교육 관련 각종 자재를 우편으로 주문받아 각급 학교에 공급해 왔던 홀코움스 에듀케이션 리소스, 어빈 캔디 컴퍼니, 고급 음식 케이터링업체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 리치스 푸드 & 리커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단골 고객들은 이런 업체들의 폐업을 진정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일례로 소규모 자영업체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그로스컨설팅의 앤디 비롤 사장은 “단골 고객이었던 많은 교사들이 홀코움스 매장을 찾아가 경기가 나빠 더 이상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게 된 것을 미안해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홀코움스는 중서부 지역에 30여 매장을 운영했으나 오피스맥스, 스테이플스 등 대형 체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던 중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125년 동안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왔던 버지니아, 에딘버그 소재 어빈 컴퍼니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간판을 내렸다. 담배와 캔디로 시작해 가방, 보석 등으로 취급 품목을 넓혔던 도매업체 어빈 컴퍼니의 마크 어빈 사장은 “불경기로 우리와 거래했던 많은 소매업체들이 영업을 중단했다. 회사를 폐업키로 한 것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인 장수 업소들도 지난해 불경기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음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이들 업소는 지금까지 서너 차례 불경기를 경험하면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업소들은 새해를 맞아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자 확대, 다양한 양질의 제품 구비, 고객들과의 교감 확대, 안전한 샤핑 분위기 조성 등 다양한 영업 전략을 마련했다.
이들 전략이 실효를 거둬 올해가 이들 업체가 앞으로 50년, 더 나아가 100년까지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보다 튼실한 기반을 세우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황동휘 /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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