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인도제도의 빈국 아이티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대지진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피해 현장에서는 아직도 생존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한창이며 부상자들에 대한 의료 지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앞 다퉈 구조팀을 파견해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곳 LA에서도 아이티 이재민을 위한 한인들의 성원이 뜨겁다.
한국일보, 라디오서울 방송, KTN-TV가 세계적 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공동으로 아이티 이재민 돕기 성금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매일 남가주 각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정성이 깃든 성금이 본보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본보를 통해 접수된 1차 성금 2만5,000달러가 월드비전에 전달되기도 했다.
지난 일주일간 아이티 성금 모금을 담당하면서 일면일식도 없는 한인들의 아이티 이재민을 향한 따뜻한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제각각 다른 모양의 체크와 이름, 금액이지만 그 마음만은 분명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아이티 이재민들이 빨리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 행복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이 그것일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전동식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70대 한인 노인이 꼬깃꼬깃 구겨진 체크 한장을 들고 본본를 방문했다.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상태에서도 본보에서 실시하는 아이티 성금 모금을 통해 자신의 생활비 중 일부를 떼내 아이티 이재민을 위해 기부하는 고마운 손길이었다. 이 노인이 건넨 체크에는 꼬불꼬불 적힌 글씨체가 한 눈에 들어왔는데 버스를 타고 온 이 분의 정성이 고스한히 묻어났다.
하루에 수십 통씩 우편으로 도착하는 성금에는 체크와 함께 작은 메모를 동봉하는 한인들도 더러 있다. 거기에는 “작은 정성이지만 이재민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워낙 적은 액수라서 부끄럽지만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언론사에서 신속하게 앞장서서 성금 모금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아이티에서는 리히터 규모 4.5 이상의 여진이 계속되며 이재민은 물론 현지에 파견된 구조팀마저도 남은 건물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성금모금 기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구호의 물결과 특히 LA 한인들이 보여준 따뜻하고 훈훈한 아이티를 향한 ‘정’(情)이 있기에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가 재건될 것이라는 희망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김진호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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