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초기에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전자에 변화가 생겨 평생 행동상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정신의학연구소의 연구진은 최근 갓 태어난 생쥐 새끼들을 어미로부터 떼어놓는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충격적인 경험이 장기적인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갓 태어난 생쥐 새끼들에게 영양공급은 제대로 해주는 대신 하루 3시간씩 열흘 동안 어미로부터 떼어놓는 매우 약한 스트레스 실험에서도 새끼들은 버림받은 느낌을 받았으며, 이런 생쥐 새끼들은 이후 평생 동안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기억력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 새끼들이 유전자를 바꾸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생애 초기의 스트레스 경험이 어떻게 장기적인 행동을 프로그램 하는지 밝혀주는 분자 수준의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런 효과는 초기의 스트레스 경험이 일부 유전자의 DNA를 바꾸는 이른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변화는 두 단계에 걸쳐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후성유전학적 변화란 DNA 염기서열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지만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우선 생쥐 새끼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바소프레신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DNA를 바꿔놓게 된다. 이로써 바소프레신 유전자에는 영구적인 표지가 남게 되며, 이런 표지는 훗날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프로그램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행동과 기억에 문제가 있는 어른 생쥐에 바소프레신의 효과를 차단하는 약물을 주입하면 이들의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실험결과를 통해 바소프레신이 행동과 기억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현재 생쥐 실험에 이어 사람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울증과 같은 문제로 이어지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에 대해 영국 브리스틀 대학의 한스 류얼 교수는 “영유아기에 겪은 학대나 방치 등의 나쁜 경험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형성에 기여한다는 강력한 증거”라면서 “이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장애의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에 매우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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