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34·뉴욕 양키스)에게는 기다린 보람이 있는 포스트시즌이다.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인지 16년 만에 꿈의 무대에 올라 한을 풀고 있다.
10년간 2,750만달러.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몸값 선수인 그는 그 동안 별명인 ‘A-로드’가 아닌 ‘A-프로드’(fraud·사기)란 비난도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정규시즌 3차례 MVP 경력이 빛나지만 그 몸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큰 경기일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죽을 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등 만년 하위 팀에서만 뛰던 A-로드는 챔피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원래 숏스탑이었던 포지션까지 3루수로 바꿔가며 양키스로의 트레이드를 받아들였지만 포스트시즌의 무대에서만 서면 작아졌다. 그러다 스테로이드에까지 손을 댔던 것.
하지만 올해 그 운명이 바뀌었다. 양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A-로드의 방망이 덕분에 현재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서 있는 것.
A-로드는 1일 4차전에서 9회 2사후 천금의 결승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 0.348에 홈런 여섯 방, 구단 타이기록 15타점에 12득점을 기록 중인데 자세히 보면 그 내용은 더욱 기가 막히다. A-로드의 ‘내용 만점’ 포스트시즌 히트 퍼레이드는 다음과 같다.
-10월9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LDS) 2차전: 9회 미네소타 트윈스 클로저 조 네이슨을 상대로 동점 투런홈런을 날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양키스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9회 동점포였다.
-10월11일 ALDS 3차전: 7회 A-로드의 동점포 이후 양키스가 역전승, 트윈스 시리즈를 3연승으로 간단하게 끝냈다.
-10월17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2차전: 연장 11회 LA 에인절스 클로저 브라이언 푸엔테스를 상대로 A-로드가 동점포를 날리며 양키스의 연장 13회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10월20일 ALCS 4차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로 양키스의 10-1 압승을 이끌었다.
-10월25일: 생애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경기에서 2타수2안타.
-10월31일: 투런홈런으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안타 신고. 양키스가 시리즈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는데 결정적인 한 방.
-11월1일: 9회 2사후 결승 2루타. 양키스를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1승 앞으로 끌어올린 주인공.
더 이상 A-로드를 큰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선수라고 말할 수 없다.
<이규태 기자>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앞)와 마크 터셰이라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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