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만 16년 만에 꿈의 무대에 오르는 게 아니다. 3차례 아메리칸리그 MVP 경력이 빛나는 수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34·뉴욕 양키스)도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인지 16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다.
“꺾을 수 없으면 편이 되어라”(Can’t beat them, join them). 물론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대우(10년간 2억7,500만달러)을 받고 있지만 원래 숏스탑이었던 A-로드가 포지션까지 3루수로 바꾸고 양키스에 합류한데는 우승 기회가 가장 많이 오는 팀인 이유가 컸다. 그래도 6년이 더 걸렸다.
특히 망신살이 뻗쳐 시작한 시즌에 꿈을 이룰 줄은 미처 몰랐다. 스테로이드 사용이 들통나 그 사실을 인정해야 했을 때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히프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 할 위기까지 들이닥쳐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A-로드는 바로 그때 생각이 바뀌며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비록 3,000만달러 연봉을 받는 최고 수퍼스타일지언정 마음은 ‘평범한 선수’로 변했다는 것.
A-로드는 이에 대해 “평범한 선수라고 생각하니 일이 술술 풀렸다. 3,000만달러 몸값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무리하지 않고 볼넷을 받아들였다. 홈런은 다음 타자로 나오는 동료가 칠 것이라고 믿고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싱글에 만족하는 등 ‘작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니 ‘큰 일’들은 나중에 저절로 생겼다”고 말했다.
그 결과가 놀랍다.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죽을 쑤던 선수가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벌써 홈런 5개를 날렸다. 그것도 3개는 7회 이후 팀을 구한 동점포였다.
A-로드는 플레이오프 9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는 등 32타수 14안타로 12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전에는 타점 찬스에서 29타수 무안타를 포함, 63타수 9안타로 10월만 되면 작아지던 선수다.
양키스 캐처 호르헤 포사다는 이에 대해 “A-로드가 그런 것에 대해 해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빅리그 최고 선수임을 이미 입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로드는 “아직 4승이 남았다”며 월드시리즈 첫 출격의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이규태 기자>
양키스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3차례 아메리칸리그 MVP 경력이 화려한 반면 월드시리즈 진출의 기쁨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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