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차이가 그렇게 특별한 줄 몰랐다. 9.75%와 4.75%, LA와 호놀룰루의 물품 구입세 차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하와이주에 판매세(sales tax)는 없다. 대신 일반 소비세(general excise tax) 등이 부과되면서 호놀룰루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4.75%의 세금이 추가된다. 지난 주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만해도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첫 하와이 여행이 인상 깊지 않았고, 휴양지에서 마냥 쉬는 여행이 별로 내키지 않아서다. 그러나, 호놀룰루에 도착하자마자 5% 세금차이가 소박하지만 특별한 기쁨으로 다가왔다.
100달러 물품을 구입하면 10달러를 더 내고도 달랑 25센트 동전 하나 손에 쥐어지는 LA와 달리 5달러 지폐가 거스름돈으로 함께 돌아오는 즐거움을 맛본 것이다. 지방세, 연방세, 통합세 등 3가지 세일즈 택스가 합산되어 13%에 육박하는 세금을 내야했던 캐나다 몬트리올보다는 LA가 그나마 낫지만 말이다.
힐튼 호텔 홍보담당 매니저에 따르면 지난 9월을 전후해 하와이 관광객 숫자가 근래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기불황과 신종플루로 인한 관광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며 활기를 띠었다. 미전역에서는 여전히 LA관광객 숫자가 가장 많고 세계적으로는 일본 관광객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은 자국민에게 하와이 관광 시 혜택을 홍보하고, 이런 노력에 상응해 하와이 관광청과 제휴 호텔, 리조트 등 역시 일본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재원을 투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2006년 4월 일본신용카드회사 JCB가 ‘디스커버 하와이 프로젝트’를 런칭한 이후 호놀룰루 관광의 주요 교통수단인 와이키키트롤리 일부 노선은 JCB카드 소지자에게 무료 승차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일본 여성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루이비통 매장은 미국의 타 지역보다 정가가 9~10% 낮게 책정돼있다. LA매장에서 루이비통을 구입하는 가격과 비교할 때 세금 차이를 합하면 15%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산 루이비통도 정품이며 ‘메이드 인 프랑스’가 새겨져 있어야 진짜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기쁨을 제대로 누리게 된다.
높은 판매세를 부과해 세금을 징수하는 방편이 주정부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세월이 말해주겠지만,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것은 분명하다. 높은 재산세는 사람들을 그 지역에서 떠나게 만들고 높은 판매세는 다른 곳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떠나고 싶어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LA카운티 주민들을 위해 연말에는 비과세의 날(tax free day)이라도 생기면 좋겠다.
하은선 / H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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