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필리스
왼손 투타대결 관건
LA 다저스가 ‘복수’의 기회를 잡았다.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서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걸고 박찬호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붙는다.
NLCS ‘리턴매치’는 역사상 4번째로 2005년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004년 패배를 설욕했다. 그러나 필리스는 1977~78년 연속 다저스에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던 기억이 있다.
이제 와서 보니 다저스의 네트 콜레티 제너럴 매니저(GM)는 바로 이날을 염두에 두고 필리스를 잡기 위한 팀을 만들었다는 인상이 짙다. 지난 오프시즌 구태여 필리스 출신인 좌완 선발투수 랜디 울프부터 잡고 남들이 로이 할러데이(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이름을 부르짖던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에도 왜 왼손 구원투수 조지 셰릴부터 영입했는지 이해가 간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두 번째로 한 시즌 홈런을 30개 이상 날린 왼손 강타자가 3명이나 되는 필리스의 왼손 중심 타선을 잡기 위해서는 왼손투수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저스는 울프와 클레이튼 커쇼 등 좌완 선발을 1, 2차전 연속 내보내며 불펜도 왼손타자들을 잡아먹는 셰릴과 쿠오홍치 등으로 무장한 상태다.
그 결과 정규시즌 ‘예고편’ 내용은 훌륭했다. 특히 필리스 거포 라이언 하워드는 합계 28타수 3안타로 꽁꽁 묶었다. 무려 11번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체이스 어틀리와 지미 롤린스도 2할 타율을 못 쳤다. 정규시즌 7차례 대결이 거의 다 낮은 스코어 경기였고 필리스는 팀 전체가 다저스 피칭을 상대로 0.214 타율에 그쳤다.
콜레티 다저스 GM은 조 토리 감독에 좋은 벤치도 만들어 줬다. 다저스 벤치에는 타율(마크 로레타), 파워(짐 토미), 스피드(후안 피에르), 수비(올랜도 헛슨) 등 없는 게 없다. 이들 모두 경력 또한 풍부하다.
참고로 콜레티 GM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할 경우 지명대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토미를 영입했을 정도로 계산이 야무지고 치밀했다.
다저스는 선발 로테이션이 약점으로 거론됐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커쇼와 빈센테 파디야가 기대 이상으로 선방하며 한숨 돌렸다. 스타터 3명이 합계 방어율 2.08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크리스 카펜터와 애덤 웨인라이트가 차례로 나온 사이영상 수상자-월드시리즈 MVP ‘원투펀치’를 꺾었으면 필리스 선발 로테이션이 두려울 리 없다.
필리스는 게다가 에이스 콜 해멀스가 1차전과 5차전을 따냈던 작년 모습이 아니다. 그 대신 클리프 리를 보강했지만 로키스 상대 디비전 시리즈가 4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리는 2차전 등판도 불투명한 상태다. 그가 이번 시리즈에 두 번 나오기 어렵게 됐고, 또 서둘러 두 번 나오기 전에 시리즈가 끝나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필리스는 다저스와 반대로 불펜이 문제였는데 시즌 내내 죽을 쑤던 클로저 브래드 릿지가 디비전 시리즈의 마지막 두 경기에서 돌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시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다저스는 매니 라미레스가 작년 NLCS에서 타율 0.533에 2홈런 7타점을 뿜었던 모습이 아니고 지난 20년 동안 다저스처럼 불펜을 많이 쓰고도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은 2007년 로키스밖에 없다는 게 단점이다.
한편 이번 시리즈는 15일 오후 5시7분(TBS-TV 중계) LA 다저스테디엄에서 막을 올리며 다저스는 통산 19번째, 필리스는 7번째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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