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반포 563주년을 맞아
김동진(루터교회 은퇴목사)
주후 1392년에 이성계는 공양왕을 폐업하고 왕위에 올라 국호를 조선이라 칭한다. 이로써 519년 동안 27명의 왕이 군림하게 된다. 이 임금들 가운데 세종 임금만큼 나라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임금은 없다. 그러기에 세종 임금을 ‘세종대왕’이라고 부른다.
세종대왕은 재임시 밖으로는 명나라와 여진 등 외부로부터 외환을 막아냈고 안으로는 주자학의 물에 젖어 외래문화에만 눈이 어두워 자기 나라 것을 폄하하려는 풍조를 한글 제정으로 방지했다. 외래문화에 정복되어 말살 당할 뻔했던 우리 민족문화가 활력소를 얻어 진정한 의미의 한국 문학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한글을 통해 터들 닦은 것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란 말 그대로다. 최만리(崔萬理) 일파의 한글 반대론자들의 방해로 벽에 부딪치기도 한다. 그러나 세종께서 설치한 집현전(集賢殿)에 모여든 명심배들이 실어준 힘에 힘입어 대왕은 반대에 짓밟히지 않고 한글의 국문 보급화를 떨치고 나갔다. 이렇게 해서 우리 글을 지켜온 것이 한글이라, 이 글을 대접해 주워야 할 사람은 바로 조선민족이었다. 하지만 남의 것은 크게 보이고 내 것은 적게 보이는 이유였을까? 우리 조상들은 한때 한문을 진서(眞書)라 하여 높이 치켜세워 남자들이 이 글을 배웠고, 우리 한글은 천하게 여겨 언문(諺文)이라 불러 여자들이 배우는 글로 천시하였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되려 다른 나라에서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부족들은 문자가 없는 토착어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채택해 배우고 있을 정도다. 유네스코도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한글은 모음 10자와 자음 14자를 가지고 어떤 의사 표시든 말과 소리로 기록할 수 있는 글이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반드시 세계어로 뻗어나갈 그날이 오게 되리라 믿는다.
9일은 한글 반포 563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글로 표현치 못하는 것을 딱하게 여겨 새로 글자를 만들었으니 쓰기에 편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었다. 한글 반포 563주년을 맞으면서 이 기회에 내 것을 더 소중히 여기는 미풍이 물결처럼 용솟음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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