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의 사인을 해주면서 손이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필요했다면 1,000번이라도 더 사인했을 것이다.’필라델피아 유력일간지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가 18일자에서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한인 팬들에 대한 감사와 애정에 포커스를 맞춘 장문의 기사를 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용을 간략히 요약한다.
지난 7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약 250여명의 한인팬들이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팍에 모였다. 박찬호를 만나기 위해 온 필라델피아 박찬호 팬클럽 멤버들이었다. 박찬호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카메라 셔터소리에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기념촬영에 응했고 1,000번이나 사인을 해주느라 팔이 아팠지만 필요했다면 1,000번의 사인을 더 줄 수도 있었다.
사실 예전의 그였다면 그렇게 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과거 이 같은 사인공세와 사진촬영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어떤 때는 그런 것들을 경기에 부진했던 이유로 돌리기까지 했었다. 한 나라 전체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그 기대에 100% 부응해야 한다는 무거운 중압감에 짓눌려 온 그에겐 팬들의 관심과 사랑조차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월은 그에게 인생의 지혜에 눈을 뜨게 해줬다. 이제 그는 팬과의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팬들이 박찬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그에게도 팬들이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때때로 팬들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는 팬들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솔직히 말해 예전엔 사람들이 계속 사인해달라고 할 때 정말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특별하기 때문”이라면서 “전보다 더 팬들의 소중함을 느낀다. 나를 성원해주는 한인팬들이 없었다면 나는 외로워 병이 날 것”이라고 한인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또 메이저리그 진출부터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초창기에 영어 때문에 동료들과 의사소통조차 못했던 시절이 마치 지옥 같다고 느꼈던 것과 5년간 6,500만달러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뒤 부진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있을때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이 뭉텅이채로 빠지기도 했었던 사실을 털어놨다. 또 자신이 선발투수를 선호하는 이유도 불펜에 갈 경우 한국 팬들이 자신이 언제 던지는지 미리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선발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팬들이 자기 경기 모습을 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선발에 대한 집착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한편 박찬호는 후배 한인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에 대해 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며 자신이 걸어올 길로 인해 그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빅리그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가 후배들이 걸어갈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김동우 기자>
박찬호는 과거 한인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에 엄청난 부담을 느꼈지만 이제는 그런 한인팬들의 성원과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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