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 연중 최저 1,210원대… 한인경제 명암
지난 3월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가며 LA 한인 경제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1,218원으로 마감했다. 여행업계, 한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무역업체들은 환율이 떨어지며 매출이 늘고 한국 측의 대금 결제도 빨라지는 등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야하는 로컬 한인마켓, 가전업체는 수입 단가 상승으로 고심하고 있다.
로컬 여행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인바운드 여행객들의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해 로컬 샤핑 프로그램 및 옵션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여행객 씀씀이 커진다
▲ 여행업계
달러가치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받는 대표적인 분야는 여행업계다. 올들어 신종플루, 환율급등 등 각종 악재로 한국에서 미국을 찾는 인바운드 수요가 줄어 큰 어려움을 겪어온 여행업계는 환율안정으로 경기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즉각적인 여행객 증가보다는 기존 여행객의 씀씀이가 커질 것을 예상해 기존 여행객들이 즐길 수 있는 추가 옵션상품 및 로컬 샤핑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호관광 최재완 부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환율이 안정되며 여행객들의 개별적인 씀씀이가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여행사들이 로컬 샤핑 프로그램, 옵션 관광을 잘 개발하면 관광업계는 물론 한인경제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상거래 줄고 주문 늘어
▲ 무역상
올해 초 환율이 오르며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소규모 무역상들도 이번 환율하락으로 모처럼 단비를 만났다.
한국의 의류 소매상을 상대로 캘빈 클라인, 리바이스 등 미국산 청바지를 수출하는 한인 박모씨는 “환율이 안정되자 한국 측 바이어들이 주문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고 밝히고 “환율이 높을 때는 무조건 외상거래를 고집하던 바이어들이 환차익을 보기 위해 선금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등 거래 패턴도 바뀌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아직 적정 환율인 1,100원대 중반까지 추가 하락 여지가 있는 만큼 한국을 상대로 한 소규모 무역 경기는 더욱 좋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자동차 등 목돈 지출
▲ 유학생·주재원·한국 투자자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한인들 역시 환율 안정으로 숨통이 트였다. 유학생, 주재원 등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는 한인들은 미뤄왔던 자동차 구입이나 주택 구입에 다시 나서는 등 타운 경기회복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안정 효과가 가장 먼저 느껴지는 곳은 부동산 시장이다. 미국 부동산이 바닥을 쳤다는 시장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 시점을 찾던 한국 투자자들이 지금을 투자 적기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 크리스 엄 회장은 “높은 환율로 한국에서 목돈을 가져오지 못하던 한국 투자세력이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본격적인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올해 초 1,500원대까지 환율이 급등하며 얼어붙었던 한국발 부동산 투자가 하반기에는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제품 경쟁력 약화 고민
▲ 로컬 마켓·가전업체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로컬 마켓, 가전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100원대로 진입하며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한인 수입업체들은 즉각적이진 않지만 향후 한국산 식품 및 공산품의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한인 도매업계가 분석하는 마지노선은 원화 환율 1,000원대다. 환율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산 제품이 경쟁제품인 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린다고 말한다. 한인 식품도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 압박으로 한국에서 들여오는 식품들의 가격을 당장 올려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비용 상승효과를 실감하는 데는 적어도 한 분기 정도는 지나야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환율의 변동이 단시간에 100원정도가 차이 나는 급기류를 타지 않는 한 소비자 가격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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