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 미래은행 폐쇄 충격파
▶ 이사들 달라져야 한다
미래은행의 마지막 주총이었던 지난해 5월29일의 2008년 주주총회 모습.
지난 26일 강제 폐쇄당한 미래은행을 비롯, 현재 감독국 제재상태에 있는 한미, 새한, 아이비, 유니티, FS제일은행이 감독국과 합의한 시정명령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은행에 대한 이사진의 감독체계를 강화하고 감독체계의 시스템을 투명화하며 이사진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반복된 주도권 다툼 경영에 발목
외부인사 영입 등 투명성 제고해야
미국 경기침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은행업계가 생존하려면 이사진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감독기능을 감독국이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한미, 나라, 윌셔 등 상장은행들은 전문직 이사의 영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지만 비상장 한인은행들은 아직도 이사진이 창립멤버 또는 주주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2명을 포함, 전문직 이사를 4명이나 영입한 한미은행의 한 한인 주주이사는 “외국인 이사가 있으니까 회의도 영어로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외국인 이사에게 흠을 안 잡히기 위해 한인 주주이사들이 은행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이사회 회의도 훨씬 체계적이고 전문화됐다”고 평가한다.
외국인 전문직 이사가 있는 나라와 윌셔은행의 한인 이사들도 비슷한 지적을 한다.
반면 지난달 26일 감독국에 의해 강제 폐쇄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진 미래은행 이사진의 경우 이사 11명이 모두 한인이고 전원 창립멤버 또는 주주이사다. 대부분이 사업가 출신이고 공인회계사(CPA)인 임춘택 이사장이 재무·회계 분야의 전문직 출신이다.
물론 개인돈 수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이사로 합류한 주주이사들의 은행에 대한 열정은 외부 전문직 이사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깊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사들의 왜곡된 ‘열정’이 오히려 미래은행의 폐쇄까지 불러일으킨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다.
미래은행 이사진은 한인은행 중에서도 목소리가 가장 컸던 이사진으로 손꼽힌다. 미래은행은 창립된지 1년만에 단행한 1차 600만달러 자본금 증자과정에서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으로 이사진이 양분되면서 큰 진통을 겪었다.
2004년 주주총회에서는 일부 이사진이 교체되는 등 분열을 겪었으며 이사회 프락시에서 수적으로 열세였던 이청광 이사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보름만에 다시 복귀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2007년 주총에서는 2006년 이사직에서 물러났던 전 이사가 이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이사직에 공개적으로 도전, 주총이 3번이나 정회되기도 했다.
이같은 이사들간의 파벌과 반목으로 이사진의 감독기능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진행될 감독국의 조사과정에서 전모가 드러나겠지만 대출 과정에서 일부 이사진의 경영진에 대한 압력과 간섭, 경영진의 여신관리 실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이번 미래은행 실패의 교훈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미래은행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여신관리 실패는 결국 경영진과 이사진의 공동의 책임”이라며 “경기침체 상황에서 은행이 무리한 성장 전략을 펼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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