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의료기관이 앞을 다투어 교포들을 상대로 건강검진 패키지를 홍보하는 것을 많이 본다. 이는 보험이 없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조기암 검진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살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이러한 검진이 과연 의학적으로 필요한 지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검진을 잘 활용하면 미국에 비해서 싼 가격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싸지 않은 비용에 비해서 효과는 회의적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검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검사 이외에도 값비싼 검사들이 많고 연령이나 성별, 환자 개인의 병력을 고려하지 않은 검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본다.
식품점을 하는 50대 후반의 김씨는 최근에 한국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김씨는 미국에서 사는 동안 너무 바빠서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었고 의료보험을 들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김씨는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문득 친구로부터 종합검진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 병원에서 운영하는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했다. 그 병원에서는 일정 액수를 지불하면 전신 CT 촬영에서 PET(방사선 검사의 일종) 촬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검사를 한 군데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종합검사 후에는 모든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미국에 돌아온 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건강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다는 것을 들었고 특별한 병력이 없는 경우에는 전신 CT 촬영이나 PET 촬영은 오히려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는 말도 들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들의 다수는 20~30년 전에 이민 와서 그동안 열심히 일하느라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돌볼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몸이 아프기 전에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질병의 예방보다는 치료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미국의 값비싼 의료보험 제도와 다수의 한인이 자영업을 하고 있고 무보험자가 같은 다른 아시안에 비해서도 많다는 사실도 우리 한인들이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영직 <내과전문의>
문의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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