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반복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물건을 고를 때 복잡한 것보다 심플한 디자인이 낫다. 그만큼 고장 날 확률이 적고 그 장단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결정을 못하거나 하더라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플랜이 지나치게 복잡해 충분히 이해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심리적 불확실성이다.

# 두 개 이상은 독약

1996년 프로투어를 시작한 타이거 우즈의 스윙은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 스윙의 변화는 한 마디로 단순화 작업인데 변수를 줄이고 일관적인 스윙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백스윙 때 오버하는 것을 줄이려는 노력이 확연한데 특히 초반에 고전했던 숏아이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컴팩 스윙을 도입했다. 아마들도 스윙을 조금만 단순화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손과 팔이 지나치게 액티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윙을 시작할 때 ‘원 피스’ 동작이 바람직하다. 손이나 팔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 특히 두 팔과 어깨로 구성되는 트라이앵글을 최대한 유지한다. 또한 라운딩할 때 스윙키는 하나면 족한데 두 개 이상은 독약이 된다.

# 우선순위 매기기

래리 보시디가 공저한 ‘실행’(execution)은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의 차이점을 실행능력에서 찾는다. 실패한 사업들의 공통점은 그 비즈니스 플랜이 매우 두껍고 복잡해서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개인의 재정과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무모한 시작도 문제이지만 중도에 포기하거나 실패한 자산관리의 대부분은 장황하고 복잡한 계획에 기인한다. 많은 변수들을 고려한 소위 수준 높은 계획안은 우리의 심리적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그 실행력을 저하하고 오랫동안 반복할 수 없게 만든다.

성공적인 자산관리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꾸준하게 반복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명확한 계획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양한 재정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재정목표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작업이 그 첫 단추이다. 고객과의 첫 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두, 세 가지의 재정목표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기적인 리뷰와 조정도 잊지 말아야 한다.

변재성 <워델&리드 재정자문 부장>
(310)89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