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터 아메리카(HMA)가 20일 쏘나타, 앙트라지, 엘란트라, 싼타페, 투산 등 5개 차종 53만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콜의 원인은 후미 정지등 결함이다. 현대차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정지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되자 즉시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현대차가 미주지역에서 실시한 리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리콜 중 하나로 정확하게 추산되지는 않았으나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후반 렉서스가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렉서스 브랜드는 우수한 성능의 자동차로 야심찬 도전장을 던졌으나 머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캐딜락 등 미국산 럭서리 자동차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렉서스는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며 고급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리딩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
유명한 경영학 서적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렉서스가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계기를 1989년 실시된 리콜로 꼽고 있다. 렉서스는 당시 라디에이터 결함이 발견된 모델에 대한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당시 렉서스의 마케팅 이사 일링워스는 렉서스 소유자 8,000명에게 리콜 결정을 알리는 자필 편지를 보내고 성심성의껏 수리에 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렉서스의 자세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해치기는커녕 리콜 대상이 된 모델을 소유한 고객들을 영원한 렉서스 고객으로 만들었다. 단 한 번의 리콜을 통해 렉서스의 신화가 완성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럭서리 세단 제네시스를 출시하고 미국 자동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네시스 돌풍은 2009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올해의 자동차 선정으로 이어지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
또한 현대차가 경기불황으로 실직한 고객들을 위해 올해 내놓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자동차 업계를 넘어 금융, 부동산 등 타 산업에까지 ‘현대차 따라잡기’ 붐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가 맞물리며 업계에서는 현대차 브랜드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서는 상승기류를 제대로 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내부적으로 이번 리콜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모처럼 잡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리콜이지만 현대차는 과감히 자발적 리콜을 통해 먼저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리콜 결정이 렉서스의 1989년 리콜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희망해 본다.
심민규/ 경제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