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은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이다. 그 곳엔 친구가 있고, 그들과 웃고 울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아버지 학교’ 졸업생들을 만났다. 처음엔 ‘왜 하필 학교일까’ 라고 생각 했다.
이내 궁금증이 풀렸다. 그 곳에는 속내를 털어놓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들도 모두 ‘아버지 학교’ 출신이라는 8명의 아버지들은 제 각각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아버지라는 ‘분’ 들이 이렇게 말을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아버지’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중후함이나 권위 대신 이들에게서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묻어났다.
살갑고 재미있는 ‘어머니들의 수다’처럼 솔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많이 해본 솜씨였다. 그러한 솔직함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위로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변화를 불러오는 힘이라고 말했다.
자신들도 여느 아버지들처럼 돈 벌어다 주고, 영화보고, 외식하고, 용돈 주면서 부족함 없이 가정을 돌본다고 믿었단다. 때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스스로 만점짜리 아버지라고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아내가 하도 부탁을 해서, 누구네 아빠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서, 도대체 무얼 배우는 지 궁금해서, 세상에 나 보다 더 좋은 아버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를 마음에 품고 아버지학교 출석부에 도장을 찍었단다.
첫 수업에서 스스로 빵점짜리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친구가 좋을 땐 이럴 때였다. 둘러앉아 속마음을 털어놓는데, 고민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느낀 것도 비슷하더란다. 반성 속에 위로가 있었다. 마음을 위로받으며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버지학교 숙제를 하며 자신도, 아내도, 자녀들도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입을 꼭 다물었던 아들이 말을 걸어오고, 불평불만으로 가득찼던 아내 표정도 바뀌었다. 집안에는 웃음이 넘치고 부부관계는 신혼처럼 행복해 졌단다.
아무리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아버지들이 ‘학교’ 갈 여유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한 졸업생은 자신도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됐다고, 그래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서로 속마음을 나누다 보면 새로 일어설 수 있는 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명의 아버지들은 ‘학교’에 갔을 때 친구를 만났고, 위로와 변화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유난히 힘겨운 때다. 졸업생들을 만나고 보니 ‘아버지 학교’가 아버지의 지친 어깨에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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