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들은 다소 불만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대계열사에서 근무하는 ‘현대맨’의 이미지는 전형적인 한국형 직장인이다. 워낙 ‘왕회장’의 카리스마가 강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대기업 직원보다 더 우직하고 충성스럽고 조직에 헌신하는 샐러리맨들이 현대 직원의 모습이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대맨으로 4년을 근무한 30대 남성이, 그것도 결혼 이후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미술 유학의 길을 택했다는 것은 분명 예사스러운 일은 아니다.
첼시 아트게이트 갤러리에서 지난 2일부터 개인전 ‘메니스커스(Meniscus) 시리즈’를 열고 있는 설치작가 한정수(사진)씨는 예사롭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2000년 뉴욕에 온 작가는 “단지 어려서부터 미술을 좋아했다”고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열정이 늘 잠재되어 있었음이 분명하고 전시중인 작품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조각과 설치 그리고 회화(드로잉)가 결합된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상상력과 창의력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육면체 구조물에 물을 가득체운 작품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넘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채워져 있는 물의 표면이 주변의 빛과 사물들을 반사시키면서 일종의 캔버스 역할을 하고 있고 또한 보는 사람이 주는 물리적인 자극에 따라 찰랑거리면서 반응한다. 그래서 이 작품에 붙은 제목이 ‘커뮤니케이션’이다.
부산대를 졸업하고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석사학위(MFA)를 받은 한씨는 현재 브루클린에서 작업중이며 2004년 한국일보 특별후원의 알재단(회장 이숙녀) 공모전에 당선된 뒤 2005년 노호(NOHO) 뉴욕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남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차근차근 알차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다듬어 가고 있는 한씨는 이번 첫번째 개인전을 통해 한층 평가받는 작가로 도약하고 있다. 전시는 내달 2일까지. ▲전시장소: 547 W. 27 St, 3FL(212-643-9242)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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