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참패했던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그의 조부와 부친이 해군제독으로 3대 군인가족이다. 베트남전에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던 그는 자신이 몰던 전폭기가 하노이 지상폭격 작전 중 격추돼 1967년부터 1973년까지 6년간 포로생활을 했다.
그는 당시의 포로생활에 대해 고문과 문초, 굶주림 등으로 생명을 잃을 만큼 위험한 고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육체적 고통보다는 언제 석방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포로생활에 따른 정신적 공황이 견딜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점이다. 의학계에서도 병에 걸린 환자가 살기를 포기할 경우 의사들의 백방의 노력이 소용이 없는 반면 반대로 살기위한 환자의 무서운 집념은 종종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적’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공식적으로 현 미국 경기불황이 2007년 4분기부터 시작됐으니 지난 1년반 동안 우리 모두는 금세기 최악의 불황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경제불황이 더 깊고 어둡게 느껴지는 이유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가 동시에 불황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정직하며 호황이 영원할 수 없는 것처럼 불황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
이번 불황역시 바닥을 치면서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사인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기나긴 터널의 끝을 알리는 불빛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희망적인 사인은 이번 경제불황의 ‘원흉’인 주택경기가 완연한 회생의 사인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지난 2월 주택판매계약건수는 82.1로 전달의 80.4보다 2.1%나 상승했다.
NAR은 또 2월 기존주택 판매도 연율 기준 472만채로 전달보다 5.1% 증가, 200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이 주택 거래의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2월에 예상외로 호전되는 것은 평균 4.78%로 40년래 최저수준인 모기지 금리와 함께 1990년 수준으로 떨어진 주택가격이 주 이유로 지적된다.
최근 기자가 아는 한 한인은 연방정부로부터 8,000달러 체크를 받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그랜트로 올해까지 첫 주택구입자이거나 지난 3년 이후 첫 주택구입자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 연방정부가 주택을 구입해서 주택경기, 나아가 미국경제 회복에 기여한데 대해 ‘감사’의 표시로 주는 선물이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도 7,500달러 체크를 받았지만 이들은 10년간에 걸쳐 세금보고 때마다 이 돈을 갚아야 한다.
연방정부는 또 연소득이 20만달러 이하인 미국인 90%에 대해 세금감면을 실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세금감면 혜택을 보고 있다. 올해 중 개인은 500달러, 부부는 1,000달러 정도의 경기부양 체크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차를 구입하면 최고 5,000달러 바우처를 받는 법안도 연방의회에서 논의중이다. 이 모든것이 경기침체의 또 다른 ‘혜택’이다.
미국민은 이번 경기침체를 통해 재정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크나큰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이 IMF사태를 통해 후진형 ‘한국병’을 고치고 선진국 도약을 위한 뼈아픈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듯이 미국도 이번 경기침체를 많은 것을 배우고 바꾸는 계기로 삼고 있다.
경제회생에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경제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불황을 통해 많은 미국인들은 절약과 절제의 미덕과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경기침체로 도로상의 자동차 정체 현상이 한층 나아진 것 같고 업소마다 세일광고를 내걸고 있고 점원들의 스마일과 친절함에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불황이 부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성실히 땀 흘리다 보면 호황은 어느새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조환동 경제 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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