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3일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 홀 연주회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이번 앨범에서 추구했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이룬 음악인, 본인의 말대로 “42년을 피아노를 연주해 온” 피아니스트 서혜경씨에게 ‘성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어색하다. 다만 ‘완숙의 경지’라는 표현은 조심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음악인으로서의 생명이 위태했던 암 투병을 이겨낸 후 그는 ‘놀라운 힘과 테크닉을 겸비한 열정적인 연주자’를 넘어 ‘삶의 소중함을 전하는 집념의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더해졌다. 그리고 새로운 앨범 ‘밤과 꿈(Nacht und Traume)’은 세상 모든 이들에게 달콤한 꿈과 같은 위로와 안식을 전하고픈 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앨범은 타이틀곡인 슈베르트의 ‘밤과 꿈’, 슈만과 쇼팽, 멘델스존, 브람스의 ‘자장가’, 쇼팽과 그리스, 존 필드의 ‘야상곡’ 등 19곡이 담겨있다. 애수와 낭만 그리고 삶에 대한 진지한 해석이 담겨 있는 야상곡과 낭만적 소품들이 그녀의 손을 통해 시적인 울림으로 전해진다.이 앨범은 ‘피아노의 보석상자’ 2집으로 2006년 기획됐지만 갑작스런 투병생활로 녹음이 연기되었다가 지난해 독일에서 제작을 마쳤다.
예전에는 앨범을 만들 때마다 늘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절대 경지의 음이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자신이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서혜경씨는 “ 녹음을 마친 후 스스로 매우 만족스러웠다”며 “들으시는 분들도 피아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티스트에게 전성기나 나이라는 개념은 없다”고 믿는 평소의 신념과 함께 “이번 음반,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비장한 마음가짐이 스스로 흡족한 결과물을 탄생시킨 것이다.
지난 2월과 3월, 앨범 발매 후 가진 첫 한국 5개 도시 순회공연도 성공적이었다. 고정 음악팬이 많은 그녀가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카메오 출연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올랐기 때문에 공연장마다 성황을 이루었다. 뉴욕 관객들도 5월 13일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 홀에서 서혜경씨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무대에서 꿈을 꾸는 자들이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선곡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 고난을
겪은 후 깨닫는 삶의 소중함을 그대로 투영하는 존 필드의 ‘야상곡’, 아름다운 사랑이 가득한 여행 같은 이 삶을 누려가자는 의미를 가진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뱃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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