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오랜만에 북가주 밤하늘에 울려 퍼진 ‘대한민국’이었다.
비록 경기는 아쉬움을 남긴 채 석패했으나 열심히 싸운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노고에 북가주 한인동포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힘찬 격려와 더 큰 내일의 희망을 담은 박수였다.
23일 저녁 일본과 다섯번째 맞붙은 WBC 결승전은 짙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났지만 시종일관 한마음으로 뭉친 동포들의 화끈한 응원전은 우승 이상의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대표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는 응원 열기는 벅차게 뜨거웠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이날 저녁 게임 시작 30분을 앞둔 6시경부터 로렌스 플라자에는 WBC주최 결승인 한일전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한인들의 수는 어림잡아 300명은 족히 넘을 듯했다. TV를 지켜보며 일사불란하게 응원전을 펼치던 이들은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패배하자 자신들이 앉았던 의자를 어지럽게 놓아둔 채 썰물처럼 응원장을 빠져나갔다.
로렌스 플라자는 지금의 상가가 형성되기 전부터 한인동포들이 함께 모여서 응원하는 응원장으로 많이 활용되었던 곳이다. 이번에도 실리콘밸리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찰스 윤)가 주관해 한인들이 함께 모여 응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물론 로렌스 플라자에서 영업을 하는 분들의 양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남의 영업장을 빌려 응원장소로 사용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자신이 앉았던 의자라도 잘 정돈하거나 원래 있던 곳에 놓고 그 자리를 떴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물론 밤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기에 아이들과 함께 응원을 온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응원장을 찾았다가 경기결과에 화가 난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역시 아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컸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응원장에 온 부모들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했다. 자녀들에게 경기결과 못지 않게 관전태도와 주변인들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산 교육을 시켜주어야 마땅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을 가면 소변기 앞에 ‘당신의 떠난 자리가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우리 북가주 한인동포들도 앞으로는 떠난 자리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마음가짐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이광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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