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그러나 대한민국 야구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숙명의 맞수인 일본팀에 5대3으로 분패한 24일 대다수 국민은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마지막까지 선전한 한국선수단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응원전을 펼친 박모(34)씨는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는데 너무 아쉽다며 세계의 야구 강호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준우승이 어딘가. 깨끗하고 훌륭한 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마지막 9회에서 이범호의 극적인 안타로 3대3 동점을 이뤘을 때는 완전히 우리에게 승기가 넘어온 줄 알았는데..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전 세계에 한국 야구의 매운맛을 유감없이 보여준 한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모(35)씨도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는데 연장 10회 중요한 순간에 이치로에게 맞은 안타 한방이 뼈아팠다며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자위했다.
변모(34)씨는 경기에서는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진 것은 아니다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기분 좋은 소식이 없었는데 그나마 야구 때문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 너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일부 시민은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승승장구한 한국팀이 결승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실력을 선보인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아마 야구 최강인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세계 야구 강국들이 즐비한 WBC에서도 준우승의 영예를 안은 한국 야구팀의 선전에 놀라움과 함께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모(33)씨는 지금까지 야구를 관전하면서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본 적이 없다. 결승전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준 멋진 한 판이었다며 경기에서는 졌지만 그래도 한국은 세계 최강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신을 야구광이라고 밝힌 강모(35)씨는 지금까지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 야구가 세계 야구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당당히 선언한, 대한민국 야구의 새 장을 연 멋진 승부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성취한 업적을 잊고 국내 야구의 발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냉정한 지적도 있었다.
회사원 오모(31)씨는 축구도 그렇지만 야구에서도 그동안 국내 야구경기는 외면한 채 국제대회 성적에만 매몰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제 국제경기에서 얻은 자부심을 국내 야구에 대한 관심으로 돌릴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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