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한.일 야구전쟁’ 승리 염원
전국 47개 교도소 재소자들도 `한마음’ 응원
세계 2위..우승은 놓쳤지만 장하다.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우리 선수들의 끈질긴 승부 근성도 빛났지만, 한마음으로 뭉친 우리 국민의 응원 열기도 돋보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투수들이 던져대는 공과 타자들이 휘두르는 방망이 하나하나에 탄식과 환호성을 내지르며 선수들 못지않게 가슴을 졸였다.
4∼5시간가량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 뒤 일본의 승리가 확정되자 아쉬운 탄성이 그칠 줄 몰랐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가 서울 잠실야구장에 마련한 `한일 결승전 우승 기원 공동응원 행사장’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30분 전인 오전 9시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1시간여 만에 7천여 명(경찰추산)이 운집했다.
주로 오전 수업이 없는 20대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40∼50대로 보이는 중장년층 야구팬들과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들도 적지 않았다.
삼루 내야석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코리아(KOREA)’라고 적힌 하늘색 막대풍선을 두드리고 `대∼한민국’ 등을 외치며 작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의 응원을 재현했다.
경기 시작 초반 일본에 1대 0으로 뒤지자 북과 꽹과리 소리로 시끌벅적하던 장내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고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의 얼굴에는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응원객들은 그러나 일본 선수들에게서 안타가 터져 나올 때마다 괜찮다며 우리 선수들을 독려했고 5회 말에는 추신수 선수가 1:1 동점 홈런을 터트리자 너나 할 것 없이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냈다.
일본에 1점 뒤진 상태에서 9회 말이 되자 7천여 시민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한민국을 외쳤고 마침내 이범호 선수가 천금 같은 동점 안타를 날리자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눈물을 글썽였다.
임모(37.회사원) 씨는 비록 준우승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국민에게 큰 만족감을 줬다고 본다. 우리 야구계에도 유망주가 많으니까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강모(25) 씨도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온 국민이 크게 웃을 수 있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봉중근 선수와 외야수 김현수 선수의 모교인 강북구 미아동 신일고등학교에서도 한국팀 우승을 기원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시작 30분 전부터 학교 강당에 모인 야구부 학생 30여 명 등 학생과 교사 170여 명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결승전을 지켜보며 막대풍선을 흔들거나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김모(18) 군은 처음에는 한국이 이길 줄 알고 기대하면서 봤는데 연장전에서 역전을 당해 너무 아쉽다며 하지만 오늘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잘했다. 선배 두 분이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대 등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도 대학생들이 수십 명에서 수백 명 단위로 모여 공동 응원전을 펼쳤고 경기를 볼 수 없는 일반 직장인들은 쉬는 시간마다 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한일전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법무부는 수용자들이 우리 팀의 선전을 응원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전국 47개 교정시설에 수용된 모든 수용자를 대상으로 결승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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