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많이 소모한 팀 와라”
◎…김인식 감독은 결승상대로 미국과 일본 중 누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두 팀 중 가능한 투수를 많이 소모한 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민감한 질문에 노련하게 답했다. 김 감독은 또 “우리 선수들은 큰 장점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상대선수를 괴롭힐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바로 나쁜 볼에는 손이 나가지 않는 타자라는 것이며 그런 것들이 모여 악착같은 모습이 됐고 오늘도 승리한 동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21일 베네수엘라 상대 WBC 준결승의 모든 찬스에서 작전을 걸지 않고 호쾌한 강공으로 몰아쳐 ‘스몰볼’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선발 전원이 메이저리거인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미겔 카브레라 등 거포들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홈런을 보면 멜빈 모라(23개), 바비 아브레이유(20개), 카브레라(37개), 카를로스 기옌(10개), 매글리오 오도녜스(21개), 호세 로페스(17개), 라몬 헤르난데스(15개), 헨리 블랑코(12개) 등 8명이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이날 베네수엘라 라인업에 선발로 나선 9명이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친 홈런을 더하면 무려 151개. 하지만 이들은 이날 한국 투수들을 상대로 ‘소총부대’가 됐다. 10-1로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나온 기옌의 솔로홈런을 빼면 나머지 8안타는 모두 단타. 반면 한국은 추신수와 김태균의 홈런, 김현수와 고영민의 2루타 등 장타 4개를 터뜨렸고 거의 모든 찬스에서 작전을 걸지 않고 호쾌한 강공으로 몰아쳐 ‘스몰볼’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마음고생도 함께 날렸다
◎…그동안 수술한 팔꿈치 통증과 연습부족으로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추신수가 초반 베네수엘라를 그로기상태로 몰아넣는 초대형 3점포를 터뜨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이번 대회에서 지명타자로만 나서며 10타수 1안타에 그쳤던 추신수는 이날 우익수로 처음 선발 출전한 뒤 첫 타석에서 다저스테디엄 한복판을 갈라 395피트 거리의 센터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장쾌한 아치를 그려 메이저리그 거포의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을 믿어준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탭, 그리고 계속 격려해 준 동료들 덕분이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베네수엘라전 첫 회 통쾌한 3점포를 쏴 올리며 마음고생도 함께 날렸다.
“수비를 하면 타격도 잘할 것 같아서”
◎…김 감독은 그동안 타격감을 찾지 못해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되다시피 했던 추신수를 우익수로 출전시킨 것은 수비를 하면 타격에서도 잘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리블랜드로부터 추신수를 수비수로 내보내도 된다는 통보를 받고 고심했지만 선수 중엔 지명타자로만 나설 때보다 수비도 함께 할 때 더 잘 치는 선수가 있다. 그 때문에 오늘 (추신수를) 수비로 내보내면 잘 되지 않을 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이번 대회 처음으로 외야수로 나선 추신수는 1회 사실상 승부를 가른 초대형 3점홈런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김 감독의 족집게 용병술은 또 한 번 보기좋게 적중했다.
21일 베네수엘라전 승리 후 한국대표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김인식 감독. 그는 이번 대회서 세계 최고 명장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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