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초 투런홈런을 터뜨린 김태균이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은호 기자>
추신수·김태균 홈런 펑펑
베네수엘라 10-2로 눕혀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대결은 한국의 ‘방패’와 베네수엘라의 ‘창’의 ‘모순’대결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완전히 한국의 일방통행이었다. ‘강철방패’는 물론 ‘예리한 창’도 한국이 갖고 있었다.
더구나 베네수엘라는 5개의 에러를 범해 WBC 한게임 최다 에러 불명예 기록까지 수립하며 자멸의 길을 걸었다.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21일 LA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 첫 경기에서 한국은 1회초 ‘부활한 주포’ 추신수의 스리런홈런 등 4안타로 5점을 뽑고 2회 김태균의 투런홈런으로 리드를 7-0으로 벌린 뒤 선발 윤석민(6⅓이닝 7안타 2실점)의 역투를 타고 순항한 끝에 강호 베네수엘라를 10-2로 대파했다. 베네수엘라의 허약한 ‘방패(?)’는 시작부터 한국의 ‘쇠방망이’에 마치 유리로 만든 것처럼 산산조각 났고 전원 빅리그 거포들로 무장한 베네수엘라의 ‘방망이’는 한국의 ‘강철방패’ 앞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 야구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새삼 궁금해질 정도의 압승이었다. 샌디에고 펫코팍에서 멕시코의 메이저리그 투수 올리버 페레스(뉴욕 메츠)를 홈런 3방으로 두들겼던 한국의 거포들은 이날 또 다른 ‘투수들의 구장’인 다저스테디엄에서 베네수엘라의 빅리거 선발 카를로스 실바(시애틀 매리너스)를 홈런 2방 포함, 7안타로 두들겨 2회도 마치기전에 KO시켜 버렸다. 철벽의 한국 마운드를 감안하면 사실 1회초 5-0을 만든 추신수의 3점포가 터지는 순간 승부가 끝나버린 경기였다.
복싱으로 치면 1회 KO승이었다. 경기시작과 함께 베네수엘라가 먼저 실수를 연발하며 비틀거리자 곧바로 한국의 KO펀치가 작렬했다. 1회초 선두 이용규가 실바로부터 포볼을 골라내 출루한 뒤 2번 정근우의 평범한 플라이볼 타구를 우익수 바비 아브레이유가 놓친 뒤 2루 송구까지 나빠 무사 1, 2루가 되자 한국은 주포들이 잇달아 불을 뿜으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우선 김현수의 좌전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김태균의 중전안타로 만든 무사만루에서 이대호의 내야땅볼로 또 한 점을 보탰고 이어 라이트필더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가 실바의 2구를 통타, 다저스테디엄 한복판을 가르며 센터펜스를 넘어간 초대형 스리런 미사일을 쏘아 올려 순식간에 5-0을 만들었다.
이 한방으로 베네수엘라는 공격도 해보기 전에 그대로 그로기상태에 빠졌고 2회초 김현수의 2루타에 이어 김태균의 투런홈런이 터지자 사실상 캔버스에 드러누웠다.
그 이후 경기는 승부와는 무관했다. 베네수엘라는 3회말 연속 3안타로 1점을 만회했으나 한국은 곧바로 4회초 선두 고영민의 2루타와 상대 에러로 간단히 내준 점수를 되찾은 뒤 6회 이대호의 우전적시타와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 10-1로 달아났다. 베네수엘라는 7회 카를로스 기옌이 솔로홈런을 쳤으나 승부와는 관계없었다.
한편 한국의 마운드는 이날도 ‘철벽’이었다. 선발 윤석민은 시속 93마일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적절히 구사하며 베네수엘라의 강타선을 7회 1사까지 산발 7안타 2점으로 요리했고 이어 정대현, 류현진, 정현욱, 임창용 등 불펜 ‘필승조’는 다음 2⅔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위대한 도전에 나선 ‘어메이징 코리아’는 이제 4강을 넘어 세계 제패로 향해 가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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