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야구가 9회 말 극적 역전승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에 올랐다.
미국은 1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Pool 2’ 패자부활전에서 기가 막힌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3-5로 패해 탈락할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데이빗 라이트(뉴욕 메츠)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6-5 역전승 끄집어내며 기사회생, 푸에르토리코를 울렸다.
점수는 푸에르토리코가 먼저 냈다. 미국 선발로 나선 시카고 컵스 왼손투수 테드 릴리를 상대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간판타자라고 할 수 있는 알렉스 리오스가 2회 1사 후 솔로포를 쏴 올려 0-1.
미국은 2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서 푸에르토리코 선발 조나단 O. 산체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공략했다. 산체스는 시속 100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구사하지만 모션이 크고 기복이 심한 투수로 미국은 이 점을 이용해 스코어를 뒤집었다. 빗맞은 안타로 출루한 라이트가 애덤 던이 삼진으로 물러선 후 2루를 훔치며 산체스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마크 데로사(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셰인 빅토리노(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2-1로 역전했다.
릴리가 3회를 3자범퇴로 잘 막아준 후 미국은 케빈 유킬리스가 좌월홈런을 터뜨리며 3-1로 달아났다.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데릭 지터가 지미 롤린스의 병살타로 지워진 뒤 터진 홈런이어서 더욱 통쾌했다.
그러나 릴리는 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회 곧바로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이반 로드리게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다음 카를로스 벨트란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폭투로 로드리게스를 2루까지 보낸 뒤 메츠 1루수 카를로스 델가도에 크게 한 방 얻어맞고 3-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충격에 빠진 미국은 올해부터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클로저로 활약할 히스 벨을 투입했지만 또 로드리게스부터 볼넷으로 내보내고 리오스에 안타를 얻어맞는 바람에 3-4로 뒤집혔다.
9회초 LA 다저스 구원투수 조나단 브락스턴이 라몬 산체스에 중전 안타를 허용, 리오스가 홈을 밟아 3-5로 뒤졌을 때 미국은 꼼짝없이 탈락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월드시리즈 때 다저스를 괴롭혔던 셰인 빅토리노(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약물검사에 걸려 50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은 좌완 J.C. 로메로(필리스)를 상대로 브라이언 로버츠가 안타, 롤린스가 볼넷을 골라 나가며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때 투수를 클로저 프란시스코 카브레라로 바꿨지만 때는 늦었다. 미국은 ‘승부사’ 케빈 유킬리스(보스턴 레드삭스)가 볼넷을 골라 4-5로 다가선 뒤 라이트가 우익선상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극적으로 4강 무대에 뛰어올랐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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