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틀만에 빚 갚았다… 봉중근 앞세워 일본에 1-0 영봉승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가 숙적 일본에 당한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이틀만에 셧아웃 승리로 통쾌하게 만회했다. 이로써 한국은 1회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도쿄돔에서 펼쳐진 아시아라운드를 제패하며 상쾌한 기분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대회 A조(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선발 봉중근(5⅓이닝 3안타 무실점) 등 4명이 이어 던지며 일본타선을 산발 6안타로 틀어막고 4회초 김태균의 3루 베이스를 타고 흐르는 적시타로 천금의 결승점을 뽑아 일본을 1-0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A조에서 3승1패로 일본(2승1패)을 누르고 우승, 우승보너스 30만달러를 포함, 총 100만달러 상금을 확보했으며 무엇보다도 이틀전인 지난 7일 일본에 당한 2-14, 7회 콜드게임패의 빚을 깨끗하게 되돌려줬다.
비록 양팀이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됐지만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을 펼친 ‘야구전쟁’이었다. 한국은 이날 투구 제한수(70개)에 1개 모자란 69개를 던진 봉중근에 이어 정대현, 류현진, 임창용 등 투수 4명을 투입하며 일본타선을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일본 역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사와무라상(최고투수상)을 수상한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 등 무려 6명의 투수를 동원하며 한국타선을 4안타로 막았으나 이중 2개가 4회에 집중됐고 그 미세한 차가 승부를 갈랐다.
이날 선발등판을 자청한 좌완 봉중근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페이스 완급조절과 예리한 코너웍으로 6회 1사까지 삼진 2개를 잡고 포볼없이 단타 3개만을 내주는 눈부신 역투로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일본선발 이와쿠마는 역시 6회 1사까지 69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3포볼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한국 마운드에 눌려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국은 첫 3이닝동안 일본선발 아와쿠마에 퍼펙트로 눌렸으나 4회초 선두 이종욱이 포볼을 골라나가면서 승리의 실마리를 잡았다. 이어 정근우가 센터필더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든 뒤 김현수가 삼진으로 물러섰으나 4번타자 김태균이 3루 베이스 안쪽을 총알처럼 타고 나가는 적시타를 뿜어내 이종욱이 홈인하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1루주자 정근우가 3루까지 뛰다 아웃됐고 이어진 1사 1, 2루에서도 2루주자 김태균이 캐처 견제구에 걸려 횡사하는 바람에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7회에도 김현수의 포볼과 김태균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의 황금찬스를 맞았으나 이대호의 숏땅볼 때 홈으로 뛰어들던 김현수가 태그아웃됐고 그때 3루로 뛰던 김태균마저 캐처 송구에 잡히는 보기 드문 더블플레이가 나오는 바람에 승부를 굳힐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이날 한국 투수들은 잇단 주루미스로 인한 추가득점 실패의 아쉬움을 충분히 커버할 만큼 완벽했다. 6회 1사까지 거의 완벽한 피칭을 보인 선발 봉중근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정현욱이 안타 2개를 맞았으나 삼진 3개를 뽑아내며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 등판한 류현진이 1사후 이치로에 안타를 맞자 김인식 감독은 곧바로 클로저 임창용을 투입, 나머지 아웃 5개를 잡아내 승부를 끝냈다. 일본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8회 1사 1루에서 이번 대회 타율 5할을 올리던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고육책까지 썼으나 다음타자 아오키 노리치카가 투수땅볼로 물러나며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고개를 떨궜다.
<김동우 기자>
4회초 승부를 가른 결승 적시타를 터뜨리는 김태균.
5회말을 무실점으로 마친 봉중근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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