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가 중국전에서 4회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
오늘 새벽 일본과 조 우승결정전 격돌
가장 절실한 과제는 해결했다. 이젠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는 일만 남았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한국대표팀이 중국을 14-0, 7회 콜드게임으로 일축하고 오는 15∼19일 샌디에고 펫코팍에서 개최되는 2라운드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 6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대만을 9-0으로 완파하는 쾌승을 거둔 뒤 7일 일본과의 2차전에서 전혀 예상 밖의 콜드게임패(7회, 2-14)를 당했던 한국은 8일 새벽(LA시간) 펼쳐진 패자부활전에서 대만을 꺾고 올라온 중국을 시종 일방적으로 압도한 끝에 낙승을 거두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2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다. 나란히 샌디에고행 비행기표를 예약한 한국과 일본은 9일 새벽 2시30분(LA시간) A조 챔피언 자리를 걸고 다시 한 번 격돌, 자웅을 겨뤘다.
예상을 뒤엎고 전날 대만을 물리쳐 WBC 5게임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맛본 중국은 개막전에서 일본을 상대로도 선전했던 여세를 몰아 대회 최대 파란을 노렸으나 일본전에서 뜻밖의 참패로 인해 독이 오른 한국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선발 윤석민은 6회까지 단 2안타로 중국타선을 꽁꽁 묶었고 한국타선은 이범호의 투런홈런 등 장단 10안타를 뿜어내며 중국 마운드를 맹폭했다. 혼이 빠진 중국 투수진은 무려 10개의 사사구를 헌납하며 대패를 자초해 아직은 현격한 전력차를 감추지 못했다.
한국이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끝까지 밀어붙인 완승이었다. 1회 이종욱과 정근우의 연속 포볼에 이어 김현수의 우전안타와 김태균의 내야땅볼로 2점을 선취한 한국은 4회 이범호가 중국의 두 번째 투수 부타오로부터 레프트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때려 4-0으로 앞선 뒤 5회말 중국이 사사구 3개와 실책 2개로 허물어지는 틈을 타 단 2안타만으로 대거 5점을 보태 9-0으로 리드를 벌려 ‘콜드게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어 6회에는 이대호의 2루타와 박기혁의 3루타 등으로 다시 5점을 추가, 14-0으로 앞서며 콜드게임 요건을 갖춘 한국은 선발 윤석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과 임창용이 7회를 퍼펙트로 막으며 경기를 종료시켰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방어율왕 윤석민은 이날 단 70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4개를 곁들여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낙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비록 한 수 아래 상대와의 경기였으나 벼랑 끝에서 벌어진 방심할 수 없는 일전에서 낙승을 거둔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메이저리그 출신 좌완 봉중근을 일본과의 조 결승 선발로 발표했다. 봉중근이 전통적으로 일본에 강한 좌완투수인데다 빅리그 경험이 있는 것을 감안한 선택. 봉중근은 지난 6일 대만전에서 선발 류현진에 이어 등판, 공 23개로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깔끔한 피칭을 보여 한국투수 가운데 최고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대만전서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왼쪽 엉덩이와 다리 쪽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중근과 마운드 대결을 펼칠 상대는 이와쿠마 히사시(28)로 6피트3인치의 장신에서 뿜어 나오는 시속 95마일의 강속구를 자랑하며 지난해 21승4패, 방어율 1.87로 일본프로야구 최고투수상(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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