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4회말 1사 1루. 이범호가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
이범호(한화)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줬다.
이범호는 WBC 아시아예선전 통과 여부가 걸렸던 8일 저녁 중국과 패자부활 2차전에서 2-0으로 앞서가던 4회 1사1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110m)을 날리며 중국의 기를 초반에 완전히 꺾었다.
1회 첫 타석에는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가 이종욱의 희생타 때 득점까지 올린 이범호는 6회에는 희생플라이로 3타점째도 올리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범호의 예선전 선발 출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예선전 두 경기에서 3루 수비를 맡아보던 이대호가 7일 일본과 경기에서 부진했던 것이 기회가 됐다.
이대호는 1회말 우치카와의 3루 라인선상 2루타를 막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고 4회에는 3루 앞 땅볼을 놓치는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2회 3루쪽 기습번트로 살아나가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스즈키 이치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는 이대호만한 몸집으로 3루를 지키는 경우가 없다라고 말하며 이대호의 약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일본에게 당한 완패의 한 요인으로 수비 불안이 지적되자 결국 김인식 감독은 이범호를 대안으로 내세웠고 이범호는 보란 듯이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대활약하며 수훈갑이 됐다.
이범호의 맹활약으로 앞으로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커질 전망이다.
본선에서도 이대호의 수비 불안이 계속된다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요한 경기에서는 수비력이 이대호보다는 좋은 이범호를 3루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활용한다면 팔꿈치 부상으로 예선전에서 구단이 지명타자로만 활동을 허가한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다.
이대호와 추신수 두 명중 한 명은 지명타자로, 다른 한 명은 대타로 출전하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3루수와 지명타자 두 자리를 두고 이대호-추신수-이범호 세 명이 벌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한국팀 전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도쿄=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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