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분 최대 40%될 듯..이사진 대폭 개편
합의문안 다듬어 오늘 발표할듯
미국 정부와 씨티그룹이 정부 소유의 보통주 지분을 최대 40%까지 확대한다는 사실상 ‘국유화’ 해법을 마련하는 한편 이사진을 대폭 개편하는 방안에 26일 밤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른 시중 은행들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자금력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씨티그룹과 유사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그룹이 민간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선에서 재무부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것이라며, 현재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정부는 이르면 27일 오전(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도 미국 정부와 씨티가 최대 250억 달러에 해당하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의 씨티그룹에 대한 지분은 현재의 8% 미만인 수준에서 최대 40%에 이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납세자의 위험부담이 커지지만, 기업이 위기에서 벗어날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또 이번 합의에서 15명의 씨티그룹 이사진을 독립이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개편하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비크람 팬디트 CEO는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협상의 양 당사자 간에 근접한 합의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씨티그룹은 주당 최고 5달러의 가격에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6일 기준 시티그룹 주가의 두 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번 구제 방안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에 대해 마련한 세 번째 구제 조치다. 지난해 가을 연방정부는 45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씨티에 긴급 투입하는 한편, 3천억 달러의 자산에 대한 지급보증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씨티그룹의 지분 7.8%를 우선주 형태로 보유하게 됐다.
이때부터 정부는 씨티 측에 회사 일부를 매각하고 이사진을 개편할 것을 계속 압박해왔다.
씨티그룹은 이날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 지분 보유자들과 보통주 전환에 관한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씨티 측이 정부의 보통주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 씨티 주가의 추가적인 급락을 막을 수 있는 현재로서 최선의 장치라고 공히 인식한 것이 이런 해법이 나온 배경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또한 미국 정부가 시중 대형은행들을 상대로 다양한 경제적 악조건을 견뎌낼 능력을 평가하는 이른바 ‘스트레스 테스트’를 치르는 한편, 추가적인 자금 확보 능력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가 거대 금융기관이 붕괴해 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취한 가장 극적인 조치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씨티그룹의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주가와 추가적인 자금 투입 필요성 등이 결국 정부 지분을 확대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정부지분 확대라는 해법이 나옴에 따라 다른 시중 은행들도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자금력이 취약하다고 판정되면 씨티그룹과 유사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험회사 AIG의 국유화 가능성은 계속 막바지 저울질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AIG와 정부 사이에서는 AIG가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정부에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과 이자율을 깎는 방안 등 다양한 구제책이 거론되고 있다.
AIG의 대변인은 우리는 AIG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잠재적인 새로운 대안을 평가하기 위해 정부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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