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촉발된 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는 대공황(Depression) 이후 최악, 최장일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연방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대공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경제가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26일 MSNBC는 현 경제위기와 대공황기의 차이점이 뚜렷하지만 유사점도 꽤 있다고 분석했다.
GDP·실업률·주가 양호
경기후퇴 장기화 우려도 커
◆Recession or Depression?
전후 11번째인 이번 경기후퇴는 지난해말 시작돼 이미 1년을 넘어선 상태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하반기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경기후퇴가 예상보다 깊어지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경기후퇴와 대공황은 어떻게 다른가.
경기후퇴는 기술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국면을 지속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그러나 대공황의 정확한 기술적 정의는 없다.
시카고 대학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전미경제연구소(NBER) 위원인 빅터 자노위츠는 “경기후퇴와 대공황의 차이는 그 정도”라며 “대공황은 경기후퇴가 훨씬 심화되고 길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차이점
현재까지는 미국의 경제 상황이 대공황 때처럼 심각하지는 않은 상태다.
차이점은 뚜렷하다. 우선 대공황기였던 1929년~1933년 GDP 성장률(인플레이션 반영)은 27% 급감했으나 올해 GDP 성장률은 한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공황 당시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실업률은 10%를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현재 파산하거나 합병된 은행은 수십 여개에 불과하지만 대공황 당시 전체 은행의 3분의 1이 파산했다. 지난해 미국 주가는 38% 하락했지만 대공황 당시 주가는 90% 폭락했다.
◆불길한 유사점
그러나 경기가 반등하기 전까지 얼마나 더 후퇴 국면을 지속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대공황 때와의 유사점이다. 대공황 당시 생산과 고용이 곤두박질쳤던 해는 후퇴가 시작된 지 4년째 되는 해였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나일 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공황이 시작됐던 첫 해에 아무도 대공황이 시작됐는지 몰랐다”며 “현재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소비자 신용의 지나친 확대와 주택 거품, 주가의 이상 급등 등도 대공황이 터지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부가 극소수 상위층에 집중되면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것 역시 대공황 당시와 비슷하다. 최근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자산에 근거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금융시스템의 마비가 초래된 점 또한 대공황 당시 투자자들이 과도한 은행 차입을 기반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된 상황과 유사하다.
최근 글로벌 교역의 둔화 역시 1930년대 무역 급감 현상과 흡사하다.
대공황 당시 크라이슬러 근로자들이 봉급을 받기위해 줄서있다.(왼쪽) 인디맥은행의 고객들이 지난해 은행이 문을 닫은 후에 근심스런 표정으로 서있다. <뉴욕타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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